여천엔시시(NCC)가 위치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야경.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여천엔시시(NCC)가 위치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야경.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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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엔시시(NCC)가 운영 자금 부족으로 부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디엘(DL·옛 대림)그룹이 추가 지원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여천엔시시는 최근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31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과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달 21일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우려가 나오자 한화솔루션과 디엘(DL)케미칼에 각각 1500억원씩 증자 또는 자금 대여를 요청했다.

여천엔시시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디엘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디엘(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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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추가 지원을 통해 여천엔시시의 부도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주주사들이 각각 1500억원씩 자금을 지원하고, 산업은행 외화 보증 재개와 자산 유동화 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8월 디폴트 위험을 우선 피한 뒤 연말까지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여천엔시시 공장 가동 정지로 연간 9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면서 원가 경쟁력 개선 등을 시도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여천엔시시에 대한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반면 디엘(DL)그룹은 자금 지원에 부정적이다. 디엘그룹은 “대주주의 책임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천엔시시의 정확한 경영 상황 판단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원하기 전에 현금 흐름은 왜 안 좋아진 것인지, 자구책은 얼마나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엘그룹은 올해 초 여천엔시시의 시황 악화로 한화 그룹과 함께 1천억원을 증자했는데 3개월 만에 다시 1500억원을 추가로 요청한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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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화와 디엘그룹 회의에서 이해욱 디엘 회장이 워크아웃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한화는 악화된 석유화학 시장 환경에서 여천엔시시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국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어떻게든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여천엔시시를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합작 계약에 따라 증가나 자금 대여는 한쪽 주주가 단독으로 할수 없기 때문에 디엘그룹이 반대하면 한화그룹도 1500억원을 지원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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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엔시시는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으로 한때 연간 3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르던 이익을 내던 알짜 기업이었지만 2020년 이후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2년 3477억원, 2023년 240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엔 2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여천엔시시는 이날부터 전남 여수 3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