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2012년 9월 28일에 등록된 기사로 ‘2015년 명량 설날 사용설명서’ 특집으로 재편집하여 소개합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이숙희(55)씨는 7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다. 식구 수를 고려해 명절 때마다 제사 음식을 넉넉히 준비했다. 자고로 명절 음식은 풍족한 게 미덕이다. 나물 등 남은 음식은 끼니마다 고소한 참기름이 듬뿍 들어간 비빔밥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매년 비빔밥의 호응도는 떨어졌다. 제사 술로 쓰고 남은 청주도 골칫거리였다. 냉장고에 쓸데없이 공간만 차지했다. 추석에 이씨와 같은 고민에 빠진 이들이 많다. 명절 음식을 깔끔히 해치울 묘안이 있다.
청주에 밤·곶감 넣으니어라? 칵테일이 됐네나물에 치즈 녹이면부드러운 리소토 완성산적에 소스 활용땐멋진 스테이크 요리로11년 경력의 리츠칼튼 서울 호텔 바텐더 엄도환(36)씨와 프렌치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유석(32)씨가 해결책을 귀띔한다.
“청주로 칵테일을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제사에 올라간 밤, 곶감, 식혜를 부재료로 쓰면 색다른 맛을 냅니다.” 엄씨의 말이다. 제사상에는 술·과일·포육이 반드시 올라간다. 특히 술은 빠져서는 안 된다.
“칵테일은 서양 술이라고만 생각하는데 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막걸리 칵테일이 생길 정도로 우리와 친근해졌죠.” 엄씨는 ‘으깬 곶감이 들어간 청주칵테일’, ‘밤이 들어간 청주칵테일’, 2가지를 알려준다. 가정에서 만들기에 간편하다. ‘으깬 곶감이 들어간 청주칵테일’은 곶감의 단맛을 최대한 활용한다. 곶감을 청주에 넣어 방망이로 으깨거나 믹서에 갈아 레몬, 얼음을 추가해 흔들어 주면 완성이다. 13도였던 청주의 도수는 약 6도로 내려간다. 구수한 단맛이 난다. ‘밤이 들어간 청주칵테일’은 엄씨의 어린 시절 추억이 녹아 있다. 경기도 연천이 고향인 그는 추석이 되면 뒷산에서 손톱에 가시가 박히는 줄도 모르고 밤을 땄다. 150㎖ 청주에 잘 깐 밤 3톨을 넣어 믹서에 갈면 끝이다. 레몬 반개, 블루 퀴라소 시럽 적은 양을 마저 넣으면 완성이다. 탑처럼 높은 칵테일은 오돌오돌 씹히는 밤 알갱이가 하얗게 박혀 있다.
이유석 셰프는 ‘나물 리소토’와 ‘레드와인 산적 촙스테이크’를 선보인다. “차례 지내고 먹기에 제사음식은 차요. 이미 익어서 조리시간은 짧게 해야 합니다.” ‘나물 리소토’는 제사상에 오른 각종 나물을 활용한다. 죽처럼 부드러워 이가 안 좋은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 좋아한다. “리소토는 원래 생쌀로 만드는데 이것은 밥으로 만들기 때문에 오래 끓이면 안 돼요. 된장으로 간하면 좋지요. 리소토에 뿌리는 치즈와도 궁합이 잘 맞아요.” ‘레드와인 산적 촙스테이크’는 와인과 제사상에 오른 산적을 재활용한다. 산적도 이미 한번 익혔기에 너무 오래 조리하면 질겨진다.
색다른 요리법을 활용해 재탄생한 제사 음식과 술은 늦은 밤 우리 가족 파티음식으로 탈바꿈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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