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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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한국시각) 열리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영국 아카데미 등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시상식 릴레이에서 ‘브루탈리스트’의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수상해 유리한 고지에 올랐으나, ‘컴플리트 언노운’에서 밥 딜런을 연기한 티모테 샬라메(티모시 샬라메)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26일 국내 개봉한 ‘컴플리트 언노운’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밥 딜런이 데뷔하고 인기를 끌면서 미국 사회에서 저항의 상징이 되고, 전기 기타를 들며 포크 음악계에 파문을 일으키기까지를 그린 음악 영화다. 티모테 샬라메는 야심차면서도 불안한 청춘과 음악가로서의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밥 딜런의 인기 곡들까지 직접 부르면서 격찬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브로디를 누르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으로 스물셋 나이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가 이번에 수상하면 브로디가 가지고 있던 최연소 남우주연상 기록(29살, 2003년 ‘피아니스트’)을 몇개월 차로 깬다.

‘잉글리쉬 페이션트’(1997) 등 주요 출연작마다 뛰어난 연기를 보이며 수상이 거론됐지만 번번이 강력한 경쟁자들을 만나 밀렸던 레이프 파인스도 이번 후보작 ‘콘클라베’에서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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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 디스테이션 제공
영화 ‘콘클라베’. 디스테이션 제공

누가 받아도 이견이 없을 만한 쟁쟁한 경쟁은 작품상도 마찬가지다. 14개 부문 최다 후보를 낸 ‘에밀리아 페레즈’를 비롯해 ‘브루탈리스트’, ‘아노라’, ‘콘클라베’의 4파전이 예상된다. 골든글로브는 ‘에밀리아 페레즈’(코미디·뮤지컬 부문)와 ‘브루탈리스트’(드라마 부문)를 선택했고, 영국 아카데미는 ‘콘클라베’를, 크리틱스 초이스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노라’를 선택했다.

다만 ‘에밀리아 페레즈’는 주연 배우의 인종 차별 발언에 이어 멕시코 배경을 미국과 프랑스의 시선으로 담은 문화적 전유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기세가 다소 꺾인 추세다. 주요 시상식에서 수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골든더비’에서는 ‘아노라’의 수상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후보작에 대한 호평이 골고루 분산됐기 때문에 지난해 ‘오펜하이머’, 2023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처럼 한 작품이 작품상, 감독상, 배우상 등 주요 상을 휩쓸어가는 결과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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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루탈리스트’.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영화 ‘브루탈리스트’.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여우주연상은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와 ‘아노라’의 마이키 매디슨의 2파전이다. 본래 칸에서도 배우상을 받은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강력한 후보였고, 성전환 배우의 최초 수상 여부도 이번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였으나, 가스콘이 한국 배우 윤여정을 비롯해 무슬림 등 타인종에 대해 차별적 발언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인 넷플릭스는 가스콘의 아카데미 홍보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인간 승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아카데미는 젊은 시절 가벼운 상업영화 배우를 뜻하는 “팝콘 배우”로 소비되고 스크린의 중심에서 밀려났다가 환갑 넘어 저력을 입증한 데미 무어를 지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기력만 놓고 봤을 때 영국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마이키 매디슨이 더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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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노라’.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영화 ‘아노라’.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주요 부문 후보는 아니지만 올해도 한국 콘텐츠와 아카데미의 인연은 이어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백희나의 ‘알사탕’이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해당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일본 도에이애니메이션이 투자·제작한 21분짜리 작품이다. 블랙핑크 리사는 케이(K)팝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축하 무대에 오른다. 하버드대 졸업 축사와 배우 스티븐 연과 한국식 찜질방을 방문한 에피소드 등으로 한국에서 화제를 모았던 방송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이 처음 맡은 진행도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재집권 후 첫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유의 젊고 풍자적인 유머 감각을 어떻게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트럼프의 젊은 시절을 그려 트럼프가 맹비난했던 영화 ‘어프렌티스’의 트럼프 역 세바스천 스탠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