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소송을 담당했던 법률대리인들이 재판 경위와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소송을 담당했던 법률대리인들이 재판 경위와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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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5·18민주화운동 왜곡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범죄수익 환수 제도를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9일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열린 ‘5·18 역사 왜곡 법률 대응 성과 및 현황 공유 기자 간담회’에서 고 전두환과의 소송을 지원한 김정호 민변 광주전남지부 5·18특위 위원장은 “5·18 왜곡이 끊이지 않은 이유는 5·18 왜곡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위자료보다 많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번 간담회는 5·18단체 등이 대법원에서 고 전두환(1931∼2021)을 상대로 한 회고록 출판·배포금지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자 소송의 내용과 향후 대응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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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전두환 회고록을 ‘5·18 왜곡의 집대성판’이라고 지목했다. 김 변호사는 “악은 성실하다는 말이 있다. 전두환 회고록은 왜곡 세력이 거짓을 사실로 보이기 위해서 교묘하고 성실하게 쓴 책”이라며 “반대로 선은 느슨하다. 전두환 회고록은 법원에서 제재당했지만 5·18 왜곡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는 유튜브 등에서 5·18 왜곡으로 이익을 계속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보수논객 지만원은 5·18을 왜곡해 법원에서 손해배상금 1억원을 인정받아도 다음날 바로 입금하고 또 왜곡한다. 이후 유튜브 등에서 늘 손해배상금을 이야기하면서 후원계좌를 안내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이 없는 우리나라 법 제도에서는 상징적인 책임만 인정하기 때문에 왜곡으로 인한 수익으로 충분히 손해배상금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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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함께 왜곡으로 인한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대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둬 상대방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있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을 때 패가망신한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있기 때문에 처벌이 미진해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기영 민변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도 “최근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되면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 좀 더 강력하게 처벌하고 범죄 수익금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규정이 새로 도입됐다”며 “하지만 5·18 왜곡 폄훼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 등 방어 법리를 제시하면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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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변호사는 “제도를 보완해 지만원씨 등 왜곡을 반복하는 세력은 횟수에 비례해 형량이나 위자료, 손해배상도 늘어나야 한다”며 “제도 보완은 시민의 역할이 아닌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2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5·18 단체 4곳(기념재단, 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과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씨와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출판·배포 금지와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전씨 등이 회고록에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허위 사실, 조비오 신부에 대한 경멸을 담아 원고의 사회적 평가와 추모 감정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