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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일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 소위원회가 47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순사건위 누리집 갈무리
5월2일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 소위원회가 47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순사건위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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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조사와 보수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논란을 빚은 여순사건 진상규명이 새 정권을 맞아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피해자 유족들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중앙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는 “지난 4월4일 임기가 끝난 ‘여수·순천 10·19사건진상조사보고서작성기획단’ 단원은 모두 해촉하고 새 단원을 구성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담당하는 기획단은 당연직 5명(정부 부처·전남도 국장급 공무원), 단장을 포함한 위촉직 10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단장을 맡았던 허만호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국방부 소속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단원 김계리 변호사는 대통령 탄핵 심판 때 윤석열 변호인으로 나서는 등 보수·뉴라이트(보수우익집단) 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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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새롭게 구성된 중앙위원회는 단장을 포함해 보고서 작성 기획단원을 전면 교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선 마무리 단계로 유족과 시민단체 의견을 수렴해 중립적인 인사를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여순사건 피해자 유족들과 지원 단체는 보고서 작성 기획단의 재구성에 안도하면서도 제 시간 안에 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마칠지는 의문을 제기한다.

애초 여순사건법에서 정한 조사기간은 2년으로, 진상규명조사 개시를 결정한 2022년 10월6일부터 지난해 10월5일까지였다. 해당 기간 중앙위원회는 1∼2차 피해 신고 7465건 중 710건(9.5%)만 처리하며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회는 지난해 12월10일에야 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조사기간을 최대 2년 연장하고 추가 피해신고를 접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조사는 내년 10월5일까지 할 수 있다. 조사 종료일로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하는 보고서 작성은 6개월 더 작성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늦어도 2027년 10월4일까지는 완료해야 한다. 중앙위원회는 보고서 작성 뒤 6개월 더 존속하며 남은 업무를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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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8부터 8월31일까지 접수한 3차 피해 신고는 유족 995건, 희생자 진상규명 2419건 등 모두 3414건이다.

현재 전남도 실무위원회는 최근까지 1∼2차 신고 중 6447건(86.6%)을 의결해 중앙위원회에 올렸으나 중앙위원회는 3490건(46.7%)만 의결했다. 남은 1∼2차 신고 건수와 3차 신고 건수를 더한 7389건을 앞으로 1년여 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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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출 전남도 실무위원회 기획운영팀장은 “여순사건 피해 신고는 유족과 희생자 진상규명(3자 신고) 신고로 나뉜다. 1∼2차 접수 때 피해자 유족으로 잘못 신고한 3자 신고인들이 500여건을 취하하고 3차 접수 때 희생자 진상규명으로 다시 신고하면서 중앙위 의결 건수와 3차 접수건수가 늘었다”며 “실무위는 올해 안에 1∼2차 신고를 모두 처리할 계획이다. 중앙위원회가 지난 3년간 1∼2차 신고의 절반만 처리한 것으로 봤을 때 더 신속하게 의결에 나서야 조사종료 때까지 남은 신고 건수를 모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지난달 11일 진상규명 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신속한 의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경필 여순10·19범국민연대 사무처장은 “군법회의 기록 등에 이름이 나온 피해자들은 일괄 처리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며 “보고서 작성 기획단은 하루라도 빨리 구성해 진상규명 과정을 지켜보고 용역 등의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위원회 진상조사과 관계자는 “보고서 작성기획단은 단원들이 임명되지 않았어도 전문위원들이 관련 자료 조사를 하고 있고 관련 용역도 진행하는 등 실무업무는 이어가고 있다”며 “진상규명 의결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관련 내용을 보고서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