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칸테트라. 위키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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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너무도 사랑했던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는 50대에 시력을 잃었다. 그러나 그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는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 주고 그의 말을 받아 적었는데, 이를 통해 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눈’으로 세계를 쓸 수 있었다. 그 무렵 세상에 나온 책이 ‘보르헤스의 상상 동물 이야기’(2016, 민음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살라만드라(불도마뱀)’는 불 속에서 사는 상상의 동물이다. 그에 관해 책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불의 한가운데서 살아 있으면서도, 불빛 속에서도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은 대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할 수 있는 감각을 얻었고, 그의 상상 속에서 탄생한 살라만드라는 쓸모없어진 눈을 감은 채 불 속에서 생명을 얻었다. 그의 눈은 빛을 잃었지만 대신 다른 감각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