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전 완패→파라과이전 완승,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홍명보호가 더 단단해지고 있다. 파라과이전 “무실점 경기”와 브라질전 패배 뒤 곧바로 탄력을 회복한 것은 성과다. 팀 동력이 높아지면서 홍 감독의 장악력은 더 커졌다.
홍명보호가 14일 ‘남미 복병’ 파라과이와 대결에서 승리(2-0)하면서 10일 브라질전 대패(0-5)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날 파라과이전에서 홍 감독은 골키퍼에 김승규, 3백의 중앙에 박진섭을 기용했고, 중원 미드필더 조합과 공격진도 대거 바꾸면서 완승을 거뒀다. 2000년대생 엄지성(23)과 오현규(24)의 득점포가 터지면서,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꿈꾸는 선수들의 내부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다양한 3백 조직력 정비
홍명보 감독은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3백의 중앙에 김민재를 대신해 박진섭을 배치했다. 이 위치의 선수는 최후 방어벽 구축을 지휘하고,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박진섭은 무난하게 중심을 잡으며 제몫을 해냈다. 홍 감독은 “박진섭은 경기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있고, 김민재는 대인 방어에 뛰어나다. 둘이 역할 분담을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3백 시스템에서는 전후방을 무한 질주하는 윙백의 역할도 중요하다. 수비 때 5백의 일원이 되지만, 공격 시 가장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문환과 이명재가 파라과이전 윙백으로 출전하면서, 설영우와 이태석 등과 주전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중원 미드필더 조합 또한 파라과이전에서 황인범과 김진규의 호흡이 부각되면서 포지션 경쟁에 불을 지폈다.

2000년대 ‘젊은 피’의 활약
23살 엄지성은 파라과이전에서 A매치 4번째 경기(2골)를 치렀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주포로 활약한 그는 2022년 1월 19살에 아이슬란드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골까지 터트렸다. 이후 한동안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이날 결정적인 ‘한 방’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2001년생 오현규 역시 대표팀 부동의 골잡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골을 터트린 것을 비롯해, A매치 23경기 6골로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꼽힌다. 홍 감독은 “엄지성과 오현규, 이강인(2001년생) 등은 대표팀이 공을 들이는 선수들이다. 오현규와 이강인을 후반에 투입했는데, 좋은 결과를 냈다”고 했다.

“11월부터는 본선행 선수들의 폭 좁힌다”
홍명보 감독은 11월 두 차례의 친선 경기(볼리비아, 가나 예상)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 나갈 선수들의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4∼6회 평가전을 치를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중요하다. 11월부터는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의 폭을 좁혀가야 한다”고 밝혔다. 12월초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이뤄지면서 승점 관리도 필요하다. 피파 랭킹 23위 한국은 이달 1승1패를 올렸고, 11월 경기에서도 승리하면 조 추첨 2포트(피파 10~23위)에 들 수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파라과이전 승리를 통해 대표팀의 응집력이 커졌다. 3백에 대한 선수들의 이해도도 많이 높아졌다. 최후방 수비선의 위치와 미드필더와의 적당한 간격 유지 등을 보완하면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