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의 한 펜션에서 불이 나 대학생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15일 오후 9시 45분께 전남 담양군 대덕면 매산리 한 펜션에서 불이 나 50여분만에 꺼졌다. 이 불로 펜션 바베큐장 안에 있던 고아무개씨 등 여성 1명과 남성 3명이 숨졌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수습한 주검은 훼손이 심한 탓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투숙객 장아무개(20)씨와 주인 최아무개(55)씨 등 6명은 화상을 입업다.
투숙객들은 전남 나주 동신대학교의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소속으로 재학생 13명, 졸업생 12명, 강사 1명 등 모두 26명이었다.
불이 난 곳은 펜션 별관 단층 형태의 바비큐장으로 사상자 대부분이 이곳에서 발견됐다.바닥은 나무, 내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억새로 돼 있어 화재에 취약한 구조다.
소방당국은 고기를 굽던 중 숯불에 불이 붙자 누군가 이를 끄겠다며 화로에 물을 붓는 순간 숯불에서 불티와 연기가 치솟아 억새로 장식된 천장으로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장에 옮겨 붙은 불씨는 바비큐장 안으로 급격히 전체로 확산했고, 유독가스가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펜션에는 문이 하나뿐인데다 별다른 소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고 화재 현장에 비치된 소화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이날 오전 담양의 패러글라이딩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구워 저녁식사를 하며 술자리를 갖고 있었다. 갑자기 불이 나자 일부 학생들은 바비큐장에 남아있는 동료들을 구하려다가 화상을 입었다. 가까스로 피신한 학생들은 인근 공터에서 머무르다가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도착한 가족과 함께 귀가했다.
불이 나자 소방대원, 경찰, 공무원 등 인원 105명과 장비 35대가 출동해 진화와 수색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부 투숙객이 스스로 대피했거나 병원으로 갔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 업주 과실 여부 등 화재 원인도 조사 중이다.
담양/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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