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06년 정몽구(74)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횡령사건 재판 때 현대차 쪽이 ‘구명 로비’ 명목으로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이던 386 출신 국회의원 8명에게 각각 10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넸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공소시효(5년)가 만료돼 수사를 종결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이화영(49·불구속 기소)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동진(62) 전 현대차 부회장한테서 “2006년 9월께 나와 이 전 의원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정 회장과 386의원 8명이 만나는 자리를 주선했고, 모임을 마치고 헤어질 때 참석자들에게 1000만원과 고급 와인 두병씩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친노 그룹’인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이었다. 이 전 의원 등 3명은 이번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으며, 2명은 민주통합당의 지역구 경선 후보로 뛰고 있다.
정 회장은 2006년 5월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한달 뒤 1심 재판 중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2007년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은 면했다.
검찰은 또 이 전 의원을 통한 정 회장의 구명 로비와 관련해 “청와대 비서실 고위 공무원에게 부탁해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받게 도와달라고 청탁했다”는 김 전 부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고위직을 지낸 이아무개 전 의원이 구명 로비에 관여했는지, 실제 금품을 받았는지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말 이 전 의원의 혐의(정치자금법·변호사법 위반) 가운데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부분을 적용해 이 전 의원만 불구속 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호텔 모임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금품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ㄱ의원은 “만난 건 사실이지만 돈은 물론 선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필 손원제 김경락 기자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