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지난해 8월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지난해 8월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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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긴 이른바 ‘김건희 집사게이트’의 핵심 피고인 김예성씨의 개인적 비리에 대해 지난 9일 공소기각을 선고하면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부실 수사를 꼬집는 내용을 판결문에 여럿 적시한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이현경)는 지난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의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일부 무죄, 일부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김씨가 조영탁 아이엠에스(IMS)모빌리티 대표와 공모해 자신의 차명 법인인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자금 24억3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부분은 무죄로, 이노베스트코리아 자금 9억여원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개인과 가족의 비리 혐의에 대해선 공소기각이 선고된 것이다. 특검팀의 공소제기(기소) 자체가 법률적으로 잘못됐다고 판단해 해당 혐의에 대한 사건을 종결한 것이다.

10일 공개된 김씨 판결문에는 특검팀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목이 곳곳에 담겨 있다. 앞서 특검팀은 김씨가 설립한 회사 아이엠에스모빌리티가 기업들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한 정황을 포착했고, 투자 등으로 발생한 이익이 김 여사 쪽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특검팀은 대기업 투자 유치 의혹으론 김씨를 기소하지 못하고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 등으로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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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재판부는 “특검은 이 사건 의혹 수사를 위해 IMS모빌리티에 대한 투자금의 투자 경위나 투자금의 귀속처를 확인하는 것, 위 내용과 김건희와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은 김건희, 김씨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 투자금의 귀속처 확인을 포함한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김건희와의 연관성이나,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 등 신청 당시 범죄사실로 기재했던 업무상 배임 혐의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을 당시엔 업무상 배임 혐의를 기재했으나, 사건 변론기일 종결까지 김씨에 대한 추가 기소도 없는 거로 봤을 때 궁극적으로는 증거 등을 통해 해당 혐의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특검은 김씨와 관련성이 있는 사람과 관련된 거래내역 등을 김씨, 김씨 배우자 등에게 제시하며 지급된 급여가 실제 근무한 사람에 대한 급여인지 등 묻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범죄를 인지했다”며 “최초 의혹에서 필요한 수사나 체포영장·계좌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범죄사실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대기업 투자를 받았다는 최초 의혹에서 멀어져 김씨 배우자가 허위 급여를 받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범죄사실로 특검팀이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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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가족 비리 등과 관련해 공소기각한 이유도 구체적으로 판결문에 담겼다. 특검법 수사대상 중 하나인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려면 범죄사실의 구체적인 인지 경위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특검이 증명하지 못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특검은 범죄인지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채 특검의견서에서 2025년 7월7일 해당 공소사실(공소기각 나온 공소사실)을 인지했다고만 밝혔으나, 이후 신청된 김씨 체포영장, 압수수색영장 등에 해당 공소사실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과 7월7일 당시엔 피고인 등에 대한 계좌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던 점, 공소사실이 2025년 8월13일 김씨 2회 조사에 이르러 언급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은 7월7일 이후 시점에 인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재판부가 특검의 범죄사실 인지 시점을 애매하다고 보고 사실상 의견서 내용을 배척한 것이다. 재판부는 “특검이 제출한 의견서를 살펴도 공소사실 인지 경위를 확인할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