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전북 군산에 추진되던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1심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사업으로 달성하려는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공익보다 환경 파괴 등으로 침해될 공익이 더 크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오는 11월 착공이 예정됐던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에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는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등 시민 1297명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11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2년 9월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만이다.
국토부는 사업비 8077억원을 들여 2028년까지 군산공항 활주로 근처 340여㎡ 부지에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의 시설을 갖춘 새만금국제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기본계획을 2022년 6월30일 고시했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계획 타당성평가 및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쳤다. 이 사업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원고들은 ‘새만금국제공항 사업 부지의 조류 충돌 위험을 지나치게 축소하거나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결정됐고, 정부가 공항 건설로 초래될 치명적인 환경 파괴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본계획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전체 1297명의 원고들 가운데 새만금국제공항이 들어설 경우 공항소음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사는 주민 3명에게만 행정소송을 낼 수 있는 자격을 인정했다. 나머지 원고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당할 이익이 없다며 원고 적격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업이 행정계획 수립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새만금 국제공항 계획타당성 단계에서 입지를 선정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성을 비교 검토하지 않았고,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 사업의 기본계획은 이익형량(상충되는 여러 이익을 비교해 합리적 균형점을 찾는 과정)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 생태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우선 재판부는 “이 사업의 비용편익비가 0.479(1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돼 사실상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은 채 추진되고 있다”며 “(국토부가)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침해될 공익 또는 사익보다 상당한 우위에 있어야만 추진이 정당화될 수 있는데,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고 이익형량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새만금국제공항 부지의 조류충돌 위험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입지를 비교 검토하는 과정에 이를 반영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총 위험도 평가 내용에 따르면, 새만금국제공항 부지에서 연간 예상되는 조류충돌 횟수는 약 45회(최대 기준)로, 지난해 12월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던 무안국제공항은 약 0.07회로 조사됐다.
또 재판부는 “이 사업은 조류충돌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법정보호종(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동물) 조류 및 서천갯벌에 해소 불가능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천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자연갯벌로, 새만금국제공항 부지로부터 약 7㎞ 떨어져있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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