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던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 도주 56일 만에 검거됐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10일 저녁 6시14분 전남 목포에서 이 부회장을 체포하고 서울구치소로 압송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17일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고,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밀항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인물이다. 특검팀은 앞서 이 부회장이 각종 사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웰바이오텍의 회장도 맡고 있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삼부토건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됐고, 주가가 크게 오른 뒤인 같은 해 6∼8월 중 세차례에 걸쳐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투자자는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여사의 주식계좌 관리인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삼부토건 관련 주식 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전 대표 부인 명의 계좌에서 웰바이오텍 주식이 단타로 거래돼 2천만원대 수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재판에 넘겼지만 김 여사와의 연관성은 밝히지 못했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고리로 김 여사와 삼부토건 주가 조작의 관련성을 밝히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