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북한이 간첩활동 시 의사연결 방식으로 사용하는 ‘단선연계’라고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메모와 외환 혐의와의 연관성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24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최근 외환 의혹 핵심 피의자인 노 전 사령관 관련 압수물을 분석하는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하던 중, 한자로 ‘단선연계’(單線連繫)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선연계는 북한이 간첩 활동을 할 때 쓰는 ‘단선연계 복선포치’(單線連繫 複線布置)라는 용어의 일부로, 이는 상하 조직원만 ‘단선’으로 접촉하되 하위 조직원들끼리는 연락하지 않고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지도 알 수 없게 하는 방식이다. 조직원이 붙잡히더라도 조직 구성이 한 번에 드러나지 않는 데다가 임무를 수행하는 하급자가 잡혀도 이들이 최상단 수뇌부는 알지 못하는 등 조직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단선연계’라는 북한 용어를 사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노 전 사령관 수첩에서는 그가 북한과 접촉하려 한 단서가 여럿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은 수첩에서, 주요 정치인 등을 ‘수거 대상’으로 규정한 뒤 “북의 침투로 인한 일제 정리할 것” “엔엘엘(NLL,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GOP, 민통선 이북에 수용 후 처리” “일반전초(GOP) 상에서 수용시설에 화재, 폭파” 등을 적었다. 수첩에는 특히 ‘북과의 접촉 방식’을 고민하면서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이고” “접촉 시 보안대책은?” 등의 내용도 기재돼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단선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과 접촉하려 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간첩 활동 용어만 차용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전후 노 전 사령관의 통신내역을 훑으면서 외환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이 실제 북한과 통모를 실행했거나, 실행 전 예비·음모만 하더라도 외환유치죄 적용이 가능해진다. 형법상 외환유치죄는 외국과 통모해 전단(전쟁)을 일으키거나 외국인과 통모해 대한민국에 항적(무력행사)를 하게 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하고, 예비 및 음모만으로도 징역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한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전 정보사령부 요원들이 주몽골 북한대사관에 접촉을 시도한 작전도 북한과의 통모 목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수사 중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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