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그때 반창고를 붙이듯 단편적인 출산 장려 대책으로는 오랫동안 쌓여 온 한국 사회의 총체적 문제를 드러내는 초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미래포럼’(주최 한겨레)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 의장은 “한국의 출생아 수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일자리·주거·성차별·불평등·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초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단순히 인구 규모의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국가 비상사태’로 보고, 일과 가정의 양립·양육·주거 등 3대 핵심 분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며 “육아휴직·출산휴가·유연근무 등의 기간과 급여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하고, ‘퍼블릭 케어’(공적 돌봄)로 국가가 양육을 책임지겠다. 또 출산한 가구가 원하는 주택을 우선 공급받도록 하는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축사에서 “양극화 심화, 일상회된 기후 위기,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안과 저성장이라는 오늘의 현실 조건이 우리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며 “일과 가정의 균형, 성평등한 노동권, 청년과 여성의 안정적인 노동시장 및 사회 참여가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등 온전히 개인에게 부과됐던 돌봄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초저출생 문제는 결코 한두가지 정책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운 복합적인 난제인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소득 기준과 연령 차등 등을 없애고 모든 난임 부부를 무제한 지원하는 난임지원정책, 신혼부부에 장기전세 혜택을 우선 공급하는 ‘미리내집’ 등 다른 지자체들에 새로운 기준을 제공하는 정책들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미래포럼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환영사에서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와 지역 소멸 등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며 “정부 혼자만이 아니라 기업과 시민, 지역 등 모두가 협력해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럼 조직위의 또 다른 공동위원장인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도 “여성들은 2024년 현재도 결혼과 출산, 육아를 선택할 때마다 경력 단절 등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개인과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불평등과 얽힌 문제”라며 “기성세대와 사회가 과감한 결정으로 가부장적 규범과 성별 불평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성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저출생 문제는 사회의 균형이 흔들릴 때 울리는 경고음과도 같다. 이를 해결할 열쇠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경쟁을 뛰어넘는 연대, 돌봄의 재발견, 희망의 재건에 있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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