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와 산책 중인 와이프. 아직 자동차보다는 유모차를 더 잘 끈다. 김규진 작가 제공
라니와 산책 중인 와이프. 아직 자동차보다는 유모차를 더 잘 끈다. 김규진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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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의 모모일기는?

동성 부부인 김규진·김세연씨는 벨기에에서 정자 기증을 받아 지난해 딸 라니를 출산했습니다. ‘부모’라는 말이 익숙한 사회에서 ‘모모’ 가정을 꾸렸지요. 사랑하는 이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마침내 새 식구를 맞아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은 무척 익숙한 삶의 여정입니다. 때론 아찔하지만 따사롭고 사랑 가득한 첫아기 육아일기를 김규진씨가 매주 목요일 한겨레에서 들려줍니다.

길을 걷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거는 경험을 부쩍 자주 하고 있다. 아기가 귀엽다는 반가운 말이 대부분이지만, 소위 말하는 ‘오지랖’ 섞인 말도 만만치 않게 많다.

임신 8개월께, 출산 휴직 중 회사에 잠시 들렀을 때였다. 당시 팝스타 리아나가 청바지에 크롭탑을 입어 과감한 임산부룩으로 화제가 됐는데, 그 모습이 너무 쿨해 보여 나도 따라서 배가 보이는 짧은 티셔츠를 입고 나갔다. 그날, 약 10명의 중년 여성들에게 패션 조언을 들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친 동네 주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탄, 얼굴만 아는 옆 팀 부장님은 물론 점심 먹으러 간 식당의 홀 직원분 마저 “어디 임산부가 배를 차게 하냐”며 혀를 찼다.

출산 후, 아기와 함께 다니게 되며 말을 거는 사람이 더 늘어났다. 라니를 편하게 입혀 나가면 “아기가 너무 춥겠다” 걱정을 들었고, 반대로 추울까 봐 꽁꽁 싸매면 “아기가 너무 덥겠다” 핀잔을 들었다. 대체 어떻게 입히라는 건지, 불편하고 곤란했다. 평소 길거리에서 호객 행위나 종교 권유의 낌새가 느껴질 때면 미간을 찌푸리거나 눈을 희번덕거리며 피해 가곤 했다. 그러나 선량한 이웃들이 조금 참견한다는 이유만으로 눈을 부라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