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와 공모해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한국노총 쪽 노조위원장이 과거 에스피씨(SPC)의 불법 파견업체 관리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피씨는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자 파견업체 소속 제빵기사들을 자회사 ‘피비파트너스’를 통해 직고용했다. 이때 함께 자회사로 넘어온 파견업체 관리자가 회사 쪽을 대변하는 노조위원장을 맡은 뒤 민주노총 노조 파괴를 주도한 것이다.
12일 한겨레 취재 결과 에스피씨그룹의 노조 파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임삼빈)는 한국노총 산하 피비파트너즈노조의 전아무개 위원장을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 중이다. 피비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사를 관리하는 에스피씨의 계열사이다.
전 위원장은 피비파트너즈 설립 전 파리바게뜨에 제빵기사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업체 ㄱ사에서 제빵기사 관리자(비엠씨·BMC)로 근무했다. 앞서 민주노총 탈퇴 종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피비파트너즈 정아무개 상무 역시 ㄱ사의 대표 출신이다. 검찰은 ㄱ사에서 피비파트너즈로 옮긴 두 사람이 각각 노조위원장과 상무로 일하며 민주노총 소속 제빵기사를 한국노총으로 가입시키고, 민주노총 소속 직원을 상대로 인사불이익을 주는 등 노조탈퇴 공작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 위원장은 노조위원장을 맡으며 에스피씨 즉 회사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가 자신의 명의로 된 가짜 인터뷰를 언론사에 제공하게 하는 등 노조파괴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사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업체 가운데 한 곳이었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9월 파리바게뜨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파리바게뜨가 가맹점 근무 제빵기사를 ㄱ사를 포함한 협력업체 11곳을 통해 불법파견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 지시했다. 회사는 그해 12월 직고용 의무와 과태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본사·가맹점주·협력업체가 참여하는 자회사 ‘해피파트너즈’를 설립, 제빵기사들을 자회사를 통해 직고용하기로 했다. 해피파트너즈의 대표이사는 ‘직고용 반대’하고 협력업체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던 ㄱ사 대표 출신의 정 상무가 맡았다. 이후 제빵기사 관리자(BMC)와 카페기사 관리자(에프엠씨·FMC) 주도로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노조인 ‘해피파트너즈 노조’가 설립됐고, 전 위원장은 노조 설립 초기에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7월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련에 가입했다. 이후 민주노총 등이 본사의 책임성을 강화를 요구하면서 해피파트너즈의 사명은 ‘피비(PB)파트너즈’로 바뀌었고 전 위원장이 참여한 노조 이름도 ‘피비파트너즈 노조'로 변경됐다.
불법 파견업체에서 관리자급으로 일했던 전 위원장이 애초부터 사용자 쪽과 이해를 함께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은 6년 전부터 나왔다. 민주노총은 피비파트너즈(한국노총) 노조의 지휘부 다수를 차지하는 관리자(BMC·FMC)들의 사용자성을 문제 삼았다. 노조법 2조 4호는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2018년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어느 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되는 과반노조인지를 가려달라고 다투면서 비엠씨와 에프엠씨가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중앙노동위원회는 “비엠씨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해 행동하는 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종용 혐의로 황재복 에스피씨 대표이사를 구속한 검찰은, 전 위원장과 정 상무가 속한 피비파트너즈 뿐만 아니라 에스피씨 그룹이 조직적으로 노조 파괴를 시도했을 것으로 보고 본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10월 송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허영인 그룹 회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서며 허 회장의 관여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회사에 비판적인 민주노총 대신 우호적인 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세우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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