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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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9일 서울시의회에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인권조례의 앞날은 곽노현 교육감 선고와 시의회 재의결 여부에 달려있다.

이대영 시교육감 권한대행(부교육감)은 이날 “인권조례안에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조항이 있어 학교 현장에서 교원들의 교육활동에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재의를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조례 검토 결과 △학교 규칙 규제로 초중등교육법 등의 학교 자율성과 충돌 △학생인권위원회·학생인권옹호관 설치 의무화로 교육감의 인사권 제한 △특정 이념에 의해 학생들의 집회·시위가 주도되면 교사·학생 교육권 침해 △성적 지향 차별 금지로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인식 심어줄 우려 △두발 자유, 휴대전화 소지금지 등으로 교원 교육활동 혼선 초래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은 교육감에게 시도의회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저해할 경우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 재의를 요구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재의 요구 배경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곽노현 교육감 정책 흔들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진보성향의 곽노현 교육감이 당선된 뒤 시교육청과 갈등을 빚었고, 곽 교육감의 직무정지 뒤 이주호 장관의 측근인 이대영 당시 교과부 대변인을 부교육감에 임명했다. 이 때문에 교과부가 본격적으로 ‘곽노현표 교육’ 발목 잡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곽노현 교육감의 대표적인 공약으로, 이번 재의 요구는 곽노현 교육감 정책에 교과부가 제재를 건 첫 사례다. 교과부는 인권조례 의결 뒤 “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수용하면 재의 요청 권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 권한대행을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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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의회 교육위원회 통합민주당 의원과 진보 성향의 교육의원 7명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조례 재의 철회와 부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재의요구는 서울시민에 대한 선전포고며 의회 민주주의를 우롱한 것”이라며 “본회의 통과 사항에 대해 존중하겠다고 시의원들과 약속했음에도 이를 번복한 그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서울교육의 동반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도 이날 규탄성명을 내어, “집회의 자유, 차별 금지, 두발 자유 등은 국제인권협약, 국제인권기구, 국가인권위원회가 들이 개선을 요구해온 사안으로 이를 반대하는 것은 이 권한대행의 인권에 대한 무지”라고 비판했다.

인권조례는 곽노현 교육감의 업무 복귀로 재의 요구가 철회되거나 시의회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다시 얻어야 공포될 수 있다. 오는 19일 곽 교육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업무에 복귀하면, 곽 교육감은 이 권한대행의 재의 요구를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의 업무 복귀가 어려울 경우, 오는 2월에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논의된다. 그러나 지난 12월 본회의에서 민주당 일부 시의원이 이탈해 찬성(출석의원 87명 중 54명)이 3분의2가 안 됐다. 당시 민주당 의원 중 반대 1명, 기권 3명이 있었으며 전원 출석하지도 않아 재의결은 민주당의 결집여부에 달려있다. 또 재의 문제가 시의회와 시교육청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질 경우 시의회 결합이 높아질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윤명화 민주당 시의원은 “출석의원 숫자에 따라 민주당 이탈표에 여유가 있을 수 있고, 당 지도부 선출 뒤 당론으로 확정돼 반대 의원들 설득시키는 과정을 거쳐 재의결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둘러싸고 시의회와 시청이 갈등했듯이 이번에는 인권조례를 둘러싼 시의회와 시교육청이 자존심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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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의결 된 뒤에도 교육감과 교과부 장관이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어 인권조례가 학교에 정착하기까지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