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갈피에 가을을 꽂아두고 싶은 9월이다. 이왕이면 가까운 도서관이나 축제 현장으로 나들이를 떠나 가을 정취와 함께 책을 즐겨보자. 전국 곳곳에서 지자체 및 도서관, 민간 서점 등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책 관련 행사가 펼쳐진다. 때로는 신나게 뛰어놀고, 때로는 깊이 있게 탐색하는 책과의 추억으로 더 풍요로운 가을을 만들 수 있다.
전국을 잇는 독서 캠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읽기 예보 : 오늘 읽음, 내일 맑음'이라는 표어 아래 1065개 기관·단체·기업 등과 함께 독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책 문화를 더 가까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 행사 1만여 건을 진행한다. 야외 도서관 운영(서울, 울산, 경남), 책방골목 독서 탐험(부산시교육청), 도전 책 빙고(전북교육청) 등 책 관련 이색 체험행사와 강연, 전시, 책 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문체부 주관의 ‘9월 독서의 달'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독서정보 누리집 ‘독서인(www.readi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책 행사
서울시에서는 도서관·평생학습관을 중심으로 어린이·청소년·성인 등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저자 강연회와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미래의 작가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자신의 재능을 뽐낼 무대에 주목할 만하다. 남산도서관의 ‘숏폼 북트레일러 공모전'과 강서도서관의 ‘제17회 나도 작가! 대회'가 대표적이다. 각 도서관 누리집에서 참가할 수 있으며, 심사를 통해 우수 작품을 시상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아기자기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놀이를 통해 우리말을 배우는 ‘국어나라 보물찾기'(송파도서관, 9월3~12일),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책모아 가족모임'(구로도서관, 9월20일), 따뜻한 그림체의 ‘들꽃식혜' 백유연 작가와의 만남(어린이도서관, 9월21일) 등이 열린다. 이외에도 자원순환의 의미를 되새기는 플리마켓(강서도서관가양관, 9월27일)이나 종이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수국액자 만들기'(마포평생학습관아현분관, 9월13일) 등 다채로운 체험이 기다린다. 청소년이라면 인문학 프로그램인 ‘청소년 로고스'(정독도서관, 9월6~27일)나 ‘나만의 캐릭터 이모티콘 만들기'(동작도서관, 9월9~18일)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서울 외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도 다채롭다. 경기도는 도내 31개 시·군 공공도서관에서 강연, 북토크, 공연, 토론 등 1228건에 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책 속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공연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광주시립중앙도서관의 종이인형극 ‘먹보쟁이 점’(9월7일), 화성시 다원이음터도서관의 뮤지컬 ‘책 속에 갇힌 고양이’(9월14일), 가평군 조종도서관의 인형극 ‘시골쥐의 서울구경’(9월25일) 등 일정과 공간에 따라 골라 즐기는 재미가 있다. 31개 시·군에서 열리는 행사의 세부 일정과 장소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누리집(www.library.kr/cyber)에서 확인하면 된다.
부산시에서는 시청 ‘들락날락'이 책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그림책과 음악, 미술이 만나는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마르크 샤갈’(9월20일) 공연부터, 저자와 함께하는 ‘풀피리 북 콘서트’(9월13일)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와 더불어 ‘나만의 책 만들기'나 ‘어린왕자 책갈피 만들기' 같은 창의적인 어린이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자세한 사항은 부산시청열린도서관 들락날락 누리집(library.busa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빛고을 광주시에서는 지역 도서관들이 힘을 합쳐 9월과 10월 두 달간 ‘도서관·인(人)·북(book)’ 행사를 개최한다. 작가와의 만남, 마술 공연, 인문학 강연 등 책과 가까워지는 프로그램이 마련되는데, 특히 일곡도서관에서 열리는 ‘책 한 입 솜사탕 한조각(9월21일, 10월18일)’은 이름처럼 달콤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 강연과 마술 공연이 어우러진 행사다. 이외에도 ‘어린이·청소년·어른 그리고 다양성이라는 표준’(상록도서관, 9월27일)이나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청소년도서관, 9월20일)와 같이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는 청소년 강연도 준비돼 있다.
울산시에서는 도서관의 벽을 허물고 자연 속으로 들어간 ‘야외도서관'이 운영된다. 9월20일 선암호수공원에서 열리는 ‘밤산책(冊) 피크닉'은 은은한 조명 아래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밤 독서를 해보는 새로운 체험이다. 잔디밭 위 빈백과 피크닉 매트에 앉아 가족, 친구들과 하늘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으며 페이스페인팅 등 놀이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책을 만나는 이색적인 행사들
올해는 ‘책은 조용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온몸으로 즐기는 이색 행사들이 유독 눈에 띈다.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서는 오는 10월19일 ‘2025 파주북시티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출판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10㎞ 코스부터 온 가족이 함께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3㎞ ‘거북이 마라톤’까지, 아이 연령에 맞춰 책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를 달려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의 승부욕과 성취감을 자극하는 독서 퀴즈 대회도 이색적이다. 경기도 이천시 도서관이 10월19일 경기도자미술관 잔디광장에서 개최하는 ‘독서 골든벨'은 초등학교 3~5학년 학생 100명이 참여해 사전에 선정된 책을 읽고 퀴즈 실력을 겨루는 장이다.
책의 개념을 만화와 웹툰으로 확장한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9월26일부터 28일까지 부천만화축제가 ‘만화·웹툰-정상영업 합니다(Back to the Usual)'라는 유쾌한 주제로 열린다. ‘일상을 함께하는 만화'를 키워드로 야외 만화카페, 작가 사인회, 전시, 마켓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박은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