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책위 제공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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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하도급 계약으로 산업안전에 취약했던 발전소 경상정비 재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인 한전케이피에스(KPS)에 직접 고용된다. 지난해 6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일하던 중 숨진 사고를 계기로 꾸려진 민관 합동기구에서 합의한 결과다.

29일 한겨레 취재 결과, 국무총리 산하 민관 합동기구인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협의체)는 이날 연 회의에서 발전소에서 상시적으로 정비 업무를 하는 2차 하청노동자 660여명을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케이피에스가 직접 고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전케이피에스는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사로부터 발전설비 경상정비 업무를 도급받아, 이 중 일부를 재하청 주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이 협의체는 김선수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기후에너지환경부·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 공무원과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인사, 고용·안전·발전산업 분야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기구다.

발전소 설비 정비 업무는 ‘발전사-한전케이피에스-2차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를 갖고 있었다. 지난해 6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선반 기계에 끼여 숨진 김충현씨도 한전케이피에스에서 일감을 넘겨받은 하청업체 한국파워오엔엠 소속이었다. 이 같은 고용 구조는 ‘임금 중간착취’와 ‘위험의 외주화’라 불리는 산업재해 위험 때문에 꾸준히 문제가 지적돼왔다. 2018년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이후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 역시 이들에 대한 직접 고용을 권고한 바 있지만 이행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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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사이 김충현씨의 동료들인 태안화력 2차 하청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고용 구조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한전케이피에스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내 지난해 1심 법원에서 승소했다. 노동부 역시 김충현씨 사망 이후 근로감독을 통해 불법파견을 적발해 한전케이피에스에 하청노동자 41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지난해 10월 시정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한전케이피에스는 법원 판결에는 항소하고, 노동부 시정지시에도 불응했다.

대책위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청와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지난 23일까지 65일 동안 이뤄진 천막농성을 통해 한전케이피에스 직접 고용을 주장했다. 이러한 투쟁과 협의체 논의 끝에 ‘직접 고용’이라는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직접 고용 절차와 노동자들이 받게 될 처우는 별도로 구성하게 될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정해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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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앞에서 연 회견에서 “협의체 합의서의 글자가 현장의 권리가 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김충현 노동자를 기억하는 1주기 추모식 날, 한전케이피에스 노동자로 당당히 서 있겠다. 그의 이름으로 죽음의 외주화를 완전히 끝장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의체는 ‘탈석탄’ 과정에서의 발전 산업 노동자 고용안정 방안에 대해 논의할 ‘탈석탄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도 새로 구성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