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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주장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선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문수 장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오세훈 시장 등이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들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장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김 장관은 “싱가포르는 전혀 다른 나라”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불법체류 금방 잡고, 형벌도 세다. 자유민주국가라 하기도 어렵다”며 “우리 사회는 금방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라진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임금이나 조건 좋은 데로 옮겼다고 본다. (이주 노동자 등의) 커뮤니티도 잘 발달해 있어서 우리 사회에선 (불법체류자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지난 8월 페이스북에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으로 높은 비용이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고 주장하는 등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김 장관은 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국내외 법은 물론 노동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오 시장은 (저임금을 줄 수 있는) 가사사용인으로 쓰고 싶어하는 수요자 말을 많이 듣겠지만, 저는 근로기준법, 국제기준을 봐야야 한다”고 말했다. 또 “100만원으로 (고용)해도 한달 뒤에도 계속 근무할 건지 장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되더라도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다른 사업장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김 장관은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선 “(10인 미만 적용 제외에서 5인 미만 적용 제외로 제도가 확대된) 1989년 이후 35년간 한 번도 안 나아갔다. 고용노동부 책임이 크다”며 제도 확대 뜻을 밝혔다. 다만 “작은 사업체일수록 지불 능력이 없다. 단계적, 점진적으로 서서히 (적용 확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선 일부를 기금화해 현재 2% 수준에 머무는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만 퇴직연금 제도 전환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퇴직연금 제도의 수익률 개선보다 제도의 보편적 확대 적용 등 과제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처장은 한겨레에 “현재 퇴직연금 가입률이 30%에 불과하고, 노인의 퇴직연금 수급률은 0.2%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며 적용 대상 확대는 물론 법정 정년(60살)과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65살)까지의 수입 공백 문제 해소 등이 우선이라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