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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나 등산, 야유회 등을 다녀오고 1~2주일 뒤에 발열,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나면 감기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물론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날씨에는 감기에 잘 걸리고, 발열 등의 증상은 대부분 감기로 인한 것이지만, 드물지 않게 쓰쓰가무시병이나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과 같은 가을철 발열 질환에 걸린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보면 특히 올해(8월 말 기준)는 지난해에 견줘 쓰쓰가무시병이나 렙토스피라증 환자가 33~35%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질환들은 초기에만 치료한다면 완치가 잘 된다.

■ 가장 흔한 가을철 열성 질환 쓰쓰가무시병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자료를 보면 쓰쓰가무시병은 최근 5년(2007~2011년) 동안 한해 평균 5500명이 감염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1년에 많아야 2000명 안팎이었지만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계절별로는 야외활동이 많은 5월에도 다소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가을철에 집중돼 있다. 쓰쓰가무시병은 풀밭이나 숲에서 사는 털진드기에 물려서 생긴다. 물린 뒤 보통 8~11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 독감에 걸린 것처럼 고열, 오한, 두통, 발진, 구토 등이 나타난다.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물린 자리에 ‘가피’라는 검은색의 딱지가 생기는 것이다. 일부 환자의 경우 이 검은색 딱지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쓰쓰가무시병의 경우 치사율이 30%에 이를 만큼 무서운 질환이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이 때문에 성묘나 야외활동 뒤 피부에 검은 딱지가 생기면서 독감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방백신과 같은 예방법은 아직 없으므로, 털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따라서 야외활동을 할 때 함부로 풀밭에 눕는 일은 삼가야 한다. 또 긴옷을 반드시 입고, 등산이나 야외활동 뒤에는 곧바로 옷을 잘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해야 한다.

■ 쥐의 배설물이 흡입돼 생기는 신증후군출혈열 신증후군출혈열은 진드기나 쥐 등에 물려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며, 쥐와 같은 설치류의 소변이나 분변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를 호흡할 때 들이마셔서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한해 300~400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치사율은 2~7%로 다른 가을철 열성 질환에 견줘 낮은 편이다.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는 잘 되며, 예방백신도 있지만 야외에서 일하는 농부 등 고위험군만 접종 대상이다. 10월에서 11월 사이에 환자 발생이 많으므로 지금부터 주의가 필요하며, 들쥐가 다닐 만한 풀숲 등에서 야영하거나 휴식을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이러스를 흡입한 뒤 잠복기는 보통 1~3주이므로 숲 등에서 야외활동을 한 뒤 발열이 있거나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 곧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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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로 감염되는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태풍이나 가을장마처럼 비가 많이 온 뒤 논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발생한다. 설치류 등 야생동물의 소변에 든 렙토스피라가 피부의 상처를 통해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물이 고여 있는 논에서 일을 할 때에는 장화 등을 신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감염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심심치 않게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감염된 뒤 일주일가량 지나면 갑자기 열이 나고 오한이 생기며, 근육통이나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악화되면 뇌막염이나 간 및 신장의 기능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치사율은 20~30%가량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물이 고인 웅덩이나 논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하되, 논일 등으로 들어가야 한다면 반드시 고무장갑과 장화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이기덕 을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미정 세종병원 감염내과 과장, 질병관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