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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진 여름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도로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진 여름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도로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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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열탕화’로 아시아가 불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평균 기온 상승이 전 세계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태풍, 폭우 등 기상 재해 위험도 커진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3일 ‘2024년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아시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의 평균보다 1.04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기상 관측 역사상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가량 빠르게 기온이 오르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는 설명했다.

실제 동아시아 지역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장기 폭염이 이어졌다. 중국, 일본 모두 월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한국도 9월 기온이 평년 평균보다 4.2도나 높은 여름 기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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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은 아시아 주변 해수면 온도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아시아 해양의 해수면 온도는 지난 10년간 0.24도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 0.13도보다 2배가량 상승 폭이 컸다. 지난해는 1993년 이후 해양 열파 영향 면적이 가장 넓은 해로, 북인도양, 일본 근해, 서해, 동중국해 등의 열파 강도가 가장 높은 단계인 ‘극심함’ 또는 ‘심함’을 보였다.

빙하 유실도 심각했다. 겨울철 강설량 감소와 여름철 극단적 고온으로 인해 히말라야 중부와 중국 북서부 톈산산맥의 24개 주요 빙하 중 23개가 대규모로 유실됐다고 세계기상기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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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강수 패턴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홍수와 가뭄 피해도 잇따랐다. 비가 잘 내리지 않던 아랍에미리트에선 지난해 4월 중순 일 년 치 강수량의 두 배가 넘는 260㎜ 폭우가 하루 동안 내려 도로·공항 등이 마비됐고, 인도 북부에선 48시간 동안 500㎜의 폭우가 쏟아져 35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지난해 여름 태풍·호우로 6명의 인명 피해와 3900억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셀레스트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극한기상 현상은 이미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피해를 주고 있다”며 “지난해 네팔의 조기홍수 경보 시스템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한 사례처럼 기후위기 시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각 국가 기상청 및 유관 기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