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사자성운. 촬영 시점은 2025년 11월19일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사자성운. 촬영 시점은 2025년 11월19일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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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우주의 심연 속에서 보랏빛 갈기를 휘날리는 사자의 얼굴(?).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5000광년으로 추정되는 거리에 있는 행성상 성운 ‘NGC 2392’을 적외선으로 새롭게 관측한 사진이 공개됐다.

행성상 성운은 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내뿜은 가스 덩어리가 둥근 공 모양을 이룬 것을 말한다. 행성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 행성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엄청난 양의 물질을 우주에 흩뿌리는 별의 이 마지막 단계는 다음 세대 별들이 태어날 자양분을 제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성운의 중심에는 핵융합 연료를 다 소진하고 남은 핵, 즉 백색왜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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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보다 질량이 8배 이상 큰 별은 수명이 다할 때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지만, 우주에 있는 대부분의 별들은 이처럼 백색왜성으로 남는다.

사진에서 사자의 코에 해당하는 중심부의 흰색 점이 백색왜성이다. 그 백색왜성이 내뿜은 가스와 먼지층이 이룬 구조가 사자의 얼굴과 갈기를 닮았다고 해서 ‘사자성운’으로 불린다. 성운의 정확한 크기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나사 자료에 비춰 보면 대략 1광년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모양을 갖추기까지는 수천년이 걸렸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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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우주망원경이 2000년 1월 가시광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자성운.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이 2000년 1월 가시광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자성운.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사자의 얼굴과 갈기의 실체는?

사자의 얼굴을 구성하는 안쪽 고리 부분은 중심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우 빠른 속도(시속 150만km)의 항성풍이 주변 물질을 휩쓸면서 만들어낸 거대한 가스 거품이다.

중심별의 강력한 복사열이 내부 물질을 익히며 이온화된 수소 가스 거품을 형성했는데, 이 거품들이 겹겹이 동굴 같은 껍질과 고리 모양을 이루며 우리 눈에 사자의 '얼굴'로 보이게 된 것이다. 이 거대한 구조는 일반적인 풍선처럼 표면이 매끄럽지 않으며, 고밀도 물질들이 가느다란 실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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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갈기를 구성하는 성운의 가장 바깥쪽 고리에는 혜성처럼 머리와 꼬리를 가진 구조물들이 촘촘히 밀집해 있다. 머리 부분은 백색왜성이 뿜어내는 뜨거운 복사 에너지를 견뎌내는 고밀도 먼지 덩어리이며, 꼬리는 이 먼지 덩어리를 방패 삼아 우주로 날아가지 않고 살아남은 가스와 먼지층이다.

2014년 미국 애리조나 투손의 키트피크국립천문대에서 광학 카메라로 찍은 사자성운. noir lab 제공
2014년 미국 애리조나 투손의 키트피크국립천문대에서 광학 카메라로 찍은 사자성운. noir lab 제공

계속 커지다 1만년 후엔 사라질 듯

천문학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자의 얼굴은 계속 커지다가 약 1만년 후에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사자 형상은 우주의 시간으로 볼 때는 매우 짧은 ‘찰나의 포효’인 셈이다.

지난 2000년 허블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 영역에서 이 성운을 촬영해 사자 갈기 모양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낸 바 있다. 제임스웹은 이번에 중적외선과 근적외선 카메라로 허블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성운 내부의 먼지 덩어리와 가스 안개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사자성운은 천왕성을 발견한 것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험 허셜이 1787년 처음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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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