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상원의원들의 방한이 잇따르는 가운데 24일 이틀 일정으로 방한한 미국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같은 당의 매기 하산 상원의원은 북한의 주요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처가 있기 전에는 대북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미국 조야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이후 대북 접근법과 관련해 미국과 입장차가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북핵·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쿤스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주요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처 없이 우리가 대북 제재 완화를 제안하는 것을 바탕으로 (북-미 간)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 완화는 불가하다는 미국 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형국에서 비핵화 협상을 전진시킬 해법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하산 상원의원은 “그들이 회담에 나타나 (비핵화) 의향을 밝혔다는 것만으로 ‘보상’을 할 수는 없다”며 “북한의 공고한 제안과 진정한 행동 조처들로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미 간 신뢰구축을 위해서 제재 해제를 하는 것은 미국인들이 지지하는 방안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두 의원 모두 지난 하노이 협상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딜’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나쁜 딜(합의)보다 노딜이 낫다”는 입장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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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이 남북 경협 등 대북 접근법에서 눈높이가 다르다는 관측’에 대한 질문에 쿤스 상원의원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바로 그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이들은)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의 다음 단계에 대한 입장에 한-미가 전혀 입장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비핵화 과정에서 대북 유인 조처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활용하자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대한 의견을 묻자 쿤스 의원은 “신뢰구축 조처는 가능하다”면서도 “제재 해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25일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쿤스 의원은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제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체제와 평화에 도움되지 않는 행동을 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며 “건설적인 회담이 되길 희망하며, 제재 회피를 통해 북핵 프로그램에 맞선 국제 체제를 약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의원은 이번 방한 목적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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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한국-중국을 순방 중인 이들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탈북자들과도 오찬을 함께 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 강 장관이 두 의원과 만나 “한-미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미국 의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