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드(THAAD) 문제는 과거 미국 미사일방어(엠디·MD) 논란의 연장선이다. 이번에 다시 사드 논란이 대형 외교현안으로 확대된 것은 미사일방어를 둘러싼 정부의 전략적 판단 부재, 냉전적 대결 정책 등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의 미사일방어 참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미국 엠디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실상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구상에 한발 한발 끌려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미국은 2001년 조지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본격적으로 미사일방어를 추진하며 한국의 참여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정부는 중국, 러시아의 반발과 북한 자극 우려 등을 이유로 미국의 엠디 참여 요구를 거부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는 2001년 2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미사일방어 구축을 제한하는 내용의 ‘탄도미사일방어(ABM) 조약’을 보존 강화하는 데 합의해, 미국의 강력한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군사 수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남북 화해와 긴장완화 등 대화와 외교를 통해 관리해 가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었다.
이런 기조는 큰 틀에서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다만 노무현 정부는 대공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PAC)-2를, 이지스함에 스탠더드 미사일(SM)-2를 도입해, 당시 “엠디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두 미사일이 엠디의 구성 요소인 패트리엇-3와 에스엠-3의 초기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크게 바뀐다. ‘한-미 관계 복원’을 외교 최우선에 두면서 자연스럽게 엠디 참여가 거론된 것이다. 실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역임한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등은 대선 직후 “엠디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엠디 불참 입장을 재확인하고, 대신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계획을 발표했다. 대북 강경책의 후유증으로 천안함·연평도 사건, 북한의 2차 핵실험 등 북한의 군사도발이 거듭되자 군사적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신 독자적인 미사일방어를 대안으로 내세워 엠디 참여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의도였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서는 미사일방어가 더욱 중요해졌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지난해 10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핵심 사유였고, 전작권 전환은 한국형 미사일방어 구축 이후 가능하다는 게 한-미 합의였다.
그러나 한국형 미사일방어는 미국 엠디와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독자성을 상실하게 됐다. 한·미의 미사일방어가 레이더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사실상 통합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것이어서, 한국형 미사일방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에 편입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해 말 미국, 일본과 3국 정보공유약정 체결을 강행함으로써 한·미·일 3국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이 상호 운용성을 매개로 현실화하게 됐다.
전직 외교안보분야 고위 인사는 “최근 사드 논란은 미사일방어 구축을 집요하게 밀어붙인 미국과 이를 결국은 수용해온 한국, 이에 제동을 걸려는 중국 등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등 한반도 안보 환경을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앞으로도 우리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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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MD 참여 논란의 연장선…한국 전략적 판단 부재로 문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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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정부 변화 기류
- 수정 2019-10-19 20:29
- 등록 2015-04-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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