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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의 마음이 직권상정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김 의장은 24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이 일체 대화에 불응하는 것은 직권상정을 하라는 것”이라며 “상황을 자꾸 국회의장으로 하여금 직권상정에 임박하게 몰고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 “시기상조”라면서도 “국회의장을 찾아와 직권상정을 해선 안 된다고 해야 할 사람들이 일체 대화의 문을 차단하는 것은 마음대로 하라는 것 아니냐”고 민주당을 타박했다.

민주당의 대화불응을 내세워, 직권상정 명분을 쌓아가는 얘기로 들린다. 직권중재를 시도한 3당 원내대표 만남이 무산되고 한나라당 안팎의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도 김 의장을 직권상정 쪽으로 몰아가는 요인이다. 내심 차기 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장으로선 당의 요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이날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김 의장과 만나 △순수 민생법안 연내 우선처리 △국회 파행 관련 여야 대국민 사과 △민주당의 상임위 점거 해제 등을 포함한 중재안을 여야에 제안했으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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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의 측근들도 여야 대화가 계속 겉돈다면 김 의장이 12월29~31일 사이 해를 넘기지 않고 직권상정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직권상정할 법안의 범위 역시 좀더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측근은 “의장이 연내 직권상정을 적극 고려하며 법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과 일몰제 적용으로 반드시 연내에 고쳐야만 하는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법안과,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법안 등 경제 살리기와 직결되는 일부 쟁점 법안은 의장이 처리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핵심 처리 법안으로 내세운 방송법 역시 포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야 중재역을 자임한 자유선진당이 출총제 완화와 함께 방송법 개정 등에 조건부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음주 한나라당이 114개 중점 법안 가운데 40~50개를 추려 김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하고 여기서 김 의장이 다시 민주당의 요구를 반영해 일부 법안을 뺀 뒤 나머지를 직권상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측근은 “양적으론 직권상정 법안 개수를 대폭 줄이면서도 질적으론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핵심 법안을 챙겨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