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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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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국정 공동운영’ 방침은 초법적인 발상으로, 실제 가동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직무 정지에 따른 권한대행이 아니어서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인사권, 국군통수권 등을 행사할 수 없고, 정상적인 정상 외교도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 총리와 한 대표는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며 “결국 윤 대통령이 도장을 찍어 인사 결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규정으로 운영되는 공직사회가 한 대표의 지시를 따르는 순간 ‘내란’이 된다. 한 대표는 동 주민 자치센터 주무관 한 명, 전방 지오피(GOP·일반전초) 중대장 한 명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북한이 전방에서 총을 쏘면 누가 지휘를 하느냐. 대사를 임명하는 ‘아그레망’을 누가 하느냐”며 국정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헌법과 국군조직법상 국군을 지휘 통솔하는 국군통수권도 대통령만 행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란 뜻은 유사시 전쟁 승리를 위해 대통령이 결정하면 설사 그 길이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도 군인들은 따라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겠다”고 했지만, 국군통수권을 행사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한 총리와 한 대표로서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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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이날 담화에서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도 “한·미 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크고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국제법상 국가를 대표하는 자격을 갖춘 국가수반이 아니어서 정상적인 정상외교를 수행할 수 없다. 일본과의 ‘셔틀 외교’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한·미 외교도, 윤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운 한·미·일 협력도 ‘올스톱’ 될 가능성이 크다. 전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외국 사람들이 쿠데타 세력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겠나”라고 했다.

설령, 한 대표와 한 총리가 초법적 권한을 행사해 어떤 결정을 내린다 해도 윤 대통령은 이를 뒤집을 수 있다. 정부조직법 제11조 2항을 보면, 대통령은 국무총리의 명령이나 처분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총리실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을 받은 것도 아니면서 총리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윤 대통령이 ‘내 뜻에 반한다’고 하면 한 총리와 한 대표가 추진하는 일들은 다 무위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기민도 신형철 권혁철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