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로 3만명의 병력을 파병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표 내용의 진위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등 북-러 간에 활발한 외교적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북이 2024년에 이어 다시 대규모 파병을 결단한다면, 북-러 동맹이 한층 더 강화되면서 우리 안보에 위협적인 ‘군사 기술’을 받아올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우리 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우방국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함께 대응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대국민 담화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추가 파병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지난 6월부터 러시아 보로네시 지역에서 이들을 맞기 위한 준비가 이뤄져왔다”고 말했다. 나아가 “러시아는 북한이 전쟁을 수행하고, 무기를 개량하며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을 돕고 있다”며 “이는 북한 미사일 사정권 내에 있는 아시아의 모든 이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북의 추가 파병을 앞서 견제하는 동시에, 북핵 위협에 노출돼 있는 한·일 등에 연대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의 1차 파병이 이뤄졌던 2024년에도 가장 먼저 관련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경고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것은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연대를 강화하려는 명확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일 개전 후 러시아군 사상자가 무려 140만명(사망자는 약 45만명)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최근엔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으로 석유 저장소 등 중요 산업 시설이 잇따라 큰 피해를 입는 등 경제적 고통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 외무상을 모스크바까지 불러 북이 그동안 준 도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2차 파병을 요청했다면, 이날 만남과 이튿날 열린 북-러 외교장관의 ‘전략 대화’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조현 외교장관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에게 “복구 및 재건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북-러 접근을 막자고 우리 홀로 우크라이나에 본격적인 무기 지원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과 연대를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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