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비상장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요즘 백일 땐 금반지 대신 주식을 사준다”고 말했다. 두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 ‘아빠 찬스’로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합법적 투자’였음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지금 백일 된 아이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비상장주식을 사줄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된다고 이런 말을 하나. 이 후보자의 눈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보이는가.
지난 25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준 주식을 편법 증여로 폄훼한다면, 자녀에게 주식을 사준 부모는 다 비난받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두 자녀는 각각 6살, 8살 때 아버지에게 수백만원의 돈을 받아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특히 딸은 아버지가 관련된 회사에 투자해 6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이를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 다세대주택에 ‘갭 투자’까지 했다. 이 후보자 말대로 두 자녀의 주식 투자에 불법성은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이런 ‘재테크’를 마치 일반적 현상인 것처럼 말하는 건 대법관 후보자로선 매우 부적절하다. 사법부의 책무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인데, 대법관의 눈높이가 자기 수준의 ‘경제적 강자’에 맞춰져 있다면 사법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 후보자는 ‘부적절한 답변’이라는 의원들 지적에 곧바로 “평정심을 잃었다” “잘못된 답변”이라고 사과하긴 했지만, 이 후보자의 평소 생각일 것이다.
이 후보자가 서울고법 노동 전문 재판부 근무 당시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판결했던 ‘현대차 사내하청 불법파견 사건’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2심 재판장을 맡아 ‘불법파견’이라 판결한 1심을 뒤집고 회사 손을 들어줬는데, 대법원은 1심 판결이 맞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 후보자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에 제대로 공감했다면 1심을 쉽게 뒤집지 못했을 것이다.
국회는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보류했다. 대법관의 자격은 단순히 법리에 밝고 법 해석을 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욱이 ‘사법농단’ 사태로 대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있어야 사법부 역할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법적으로’만 따지는 법조인 출신들이 국민들을 얼마나 힘겹게 하는지 이미 너무 많이 보고 있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