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해당 기사에 ‘정정·반론 보도 청구 중’이라는 알림을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네이버에 신고만 하면 언론중재위원회 등의 법적 절차와 무관하게 기사에 알림 문구가 자동으로 따라붙게 하겠다는 것이다. 신속한 피해 구제를 이유로 내세우지만, 정치인 등 권력자들이 비판 보도를 막는 수단으로 남용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그동안 서면과 등기우편으로 해야 했던 정정·반론 보도 요청을 앞으로는 온라인으로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뉴스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의 기사 제목과 본문 상단에 ‘정정보도 청구 중’ 또는 ‘반론보도 청구 중’이라는 표시가 자동으로 붙는다. 기사의 이해 당사자가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불편한 기사들에 대해 일단 신고를 하기만 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기사라는 딱지가 붙게 되는 것이다. 정당한 문제 제기를 하는 기사에 ‘불량·부실 기사’라는 오명을 씌워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데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특히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대기업 경영자 등이 이를 남용할 경우, 권력 감시나 비판 보도에 대한 추가·후속 취재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네이버의 개편 방안은 갈수록 노골화하는 정부의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 흐름과 떼어 놓고 보기 어렵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9월 ‘가짜뉴스 논란이 있는 보도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일 경우, 포털 사업자가 해당 기사에 ‘심의 중’임을 표시하거나 삭제·차단 등의 선제적 조치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언론 자유 침해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 네이버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에스엔유(SNU) 팩트체크’ 서비스를 돌연 중단한 일도 있었는데, 그 배경에 이 서비스를 ‘좌편향’이라고 공격해온 여당의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물론 기사에 오류가 있을 경우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당사자의 반론을 듣는 것도 꼭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기사에 오류가 있는지, 반론은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있기 마련이다. 언론보도로 인한 분쟁을 조정하는 준사법적 기구인 언론중재위가 존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언론중재위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사기업에 불과한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기사에 모종의 낙인을 찍는 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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