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 복지관에 오시면 청소도 도와주셔야 하고, 노인분들 식사 준비도 해주셔야 합니다.”
최근 사회복지사 2급을 따기 위해 실습 현장을 찾은 김아무개씨는 이 말을 들었을 때 느꼈던 황당함을 잊지 못한다. 사회복지사는 사회적·개인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상담과 프로그램 기획, 자원 연계 등을 하는 사회 서비스 전문가다. 1급과 2급이 있는데, 1급은 국가시험으로 뽑고 2급은 소정의 교과목을 이수한 뒤 ‘160시간 실습’을 거치면 된다.
그런데 “실습 현장에서 상담이나 프로그램 기획이 아닌 청소 등 허드렛일만 시킨다”는 하소연이 계속 들린다. 더욱이 평균 13만원의 실습비를 내는데도, 더 많은 기부금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김씨도 기부금 얘기까지 듣자 더 이상 원장과 대화할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사 제도가 도입된 때는 1983년이다.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2003년부터 1급은 국가시험으로 뽑았지만, 2급은 ‘교과·실습 체계’를 유지했다. 이후 학점은행제와 온라인 교육 등이 확대되면서 2급 취득자가 폭증했다. 2020년에만 9만1794명이 자격을 얻었다. 2024년 8월 기준 누적 150만명 이상의 사회복지사가 배출됐다. 하지만 필수 과정인 ‘실습’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왔다. 이에 따라 ‘청소 등으로 실습 시간을 채운 복지사들’이 늘어나는 상황이 됐다.
사회복지사는 오는 3월27일에 본격 시행되는 ‘통합돌봄 서비스’의 핵심 인력 중 하나다. 통합돌봄은 ‘노인·장애인 등이 평소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서 주거·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는 제도’다. 방문진료·방문간호를 맡는 의료 인력과 함께 생활지원사·요양보호사 등이 힘을 모은다. 사회복지사는 여기서 ‘각종 서비스를 설계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복지사가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주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그리니 원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도 없다. 통합돌봄은 그만큼 부실해진다.
복지부는 2월 말 통합돌봄 서비스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복지가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응원한다. 아마도 이 로드맵에서 ‘사회복지사 갑질 실습 방지책’까지 언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좋은 인력 양성이야말로 통합돌봄의 진정한 성공 요소다. 이런 사실만은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보근 건강의료섹션팀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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