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훈 | 전국부장
당나라 황제 현종의 총애를 받던 안녹산. 그의 몸무게는 무려 200㎏에 달했다고 한다. 고개를 숙여도 발이 보이지 않았고, 뱃살이 출렁거려 무릎까지 덮었다고 한다. 어느 날 현종이 물었다. “그 배 속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가?” 안녹산이 답했다. “네, 오직 폐하만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의 아부는 올림픽 금메달감이었다. 안녹산은 현종을 사로잡고 있던 양귀비의 마음까지 얻으려고 자신보다 16살이나 어린 양귀비를 양어머니로 모셨다.
안녹산은 능수능란한 처세로 승승장구했다. 그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는 세상을 다 얻겠다며 서기 755년 20만 대군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스스로 연나라 황제라 칭했다. 중국 역사상 손에 꼽을 만한 혼란기, ‘안사의 난’의 시작이었다.
구속 취소로 풀려난 윤석열 대통령은 마치 자신이 엘바섬을 탈출해 파리 튀일리궁으로 입성하는 나폴레옹이나 된 듯했다. 유감스럽게도 그 모습을 보면서 안녹산이 오버랩됐다. 그의 석방으로 세상은 더욱더 혼란스럽다. 뉴스를 끊겠다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국민 통합’엔 관심이 없다. 그가 말하는 ‘국민’은 극렬 지지자들뿐이다. 그가 풀려나 주먹을 불끈 쥐자 극우 세력은 마치 전쟁에서 이긴 것처럼 흥분했다. 그날 한겨레의 한남동 관저 앞 스케치 기사를 보면, “이제 좌파 ××들 다 죽었어”라고 읊조리는 이도 있었고, “바퀴벌레들을 완전히 박멸하자. 바퀴벌레들이 제일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어디냐. 국회, 사법부, 헌재”라고 외친 이도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당일 경찰은 갑호 비상령을 내린다고 한다. 주변 주유소와 공사장도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기름을 탈취해 불을 지르고 각목을 휘두를지 몰라서다. 정치 깡패가 난무하던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헛웃음이 나온다.
윈스턴 처칠은 “민주주의는 최악의 정치체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지금까지 시도했던 다른 모든 체제를 제외하고”라고. 처칠이 말한 민주주의의 상대적 우월성은 한마디로 ‘비폭력’이다. 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도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말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에서 보듯 매우 폭력적이다.
한겨레 기자들은 삼일절 극우 집회에 참여하는 버스에 탑승해 잠입 취재를 했다. 매우 위험한 취재라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스팔트 극우 세력의 폭력성 때문이다. 버스 탑승기는 한겨레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를 통틀어 사흘간 200만 조회수에 육박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누구이고, 무슨 생각으로, 왜, 극우 집회에 참여하는지 궁금했을 터다. 버스에 탑승했던 한 기자는 “그들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좌파라고 했고, 제이티비시(JTBC)는 중국 공산당 지지 언론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도무지 논리도 없고 근거도 없다. 또 다른 버스 탑승 기자는 “그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 이웃들이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가 천동설을 주장해도 믿을 사람들이다. 갈릴레이가 살아 있었다면 속 터졌을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 지인이 극우 집회에 참여한 두 중년 여성의 대화를 우연히 듣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 여성이 “이재명이 와이로(뇌물) 먹여서 판사들이 대통령 탄핵으로 결정할 거야”라고 말하자, 또 다른 여성이 “맞아, 이재명이 돈이 많잖아”라고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밑도 끝도 없는 황당한 말이다. ‘와이로’는 뇌물(돈)과 뒷배(빽)가 횡행하던 박정희·전두환 시절에 참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들의 사고도 그 시절에 갇혀 있는 듯하다.
안녹산은 애첩의 소생인 안경은을 후계자로 삼으려다 이를 눈치챈 적자 안경서에게 죽임을 당했다. 안경서를 지원했던 안녹산의 최측근 사사명은 안경서를 죽이고 스스로 황제가 됐다. 사조의는 아버지 사사명을 살해하고 즉위했지만 패전을 거듭하다가 763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녹산으로 시작해 사사명으로 이어진 ‘안사의 난’은 8년 만에 막을 내렸다.
특수부 검사 윤석열이 국정농단 ‘칼잡이’로 대중들 앞에 나타난 게 8년 전이다. 그는 곧 파면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다. 그러나 극우 세력이 헌재 결정에 수긍할 리 만무하다. 지루하고 험난한 ‘윤석열의 난’은 언제 끝날까. 이 난리에 종지부를 찍을 우리의 선택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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