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이유로 호르무즈해협에서 진행 중이던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를 이틀 만에 중단한 가운데 양쪽이 전쟁을 끝내고 핵 협상 등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1쪽짜리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은 미국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키스탄과 다른 국가들의 요청,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에서 거둔 엄청난 성공, 그리고 이란 대표들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을 고려했다”며 “봉쇄는 전면적으로 계속 유지되지만, 합의가 최종 완성되고 서명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해방 프로젝트는 단기간 중단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방 프로젝트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민간 상선들이 해협을 통과하도록 지원하는 미군의 작전이다.
실제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합의에 근접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가 6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국이 전쟁을 끝내고 이란의 핵 농축 유예와 핵무기 개발 포기,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제 등을 30일 동안 협상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런 내용의 1쪽짜리 양해각서를 이란에 제안했고, 48시간 동안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종전 뒤 핵 협상을 하는 것은 애초 이란이 제안했던 방안이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최종 합의문이 아니라, 향후 협상을 위한 핵심 쟁점과 양보 범위를 담은 양해각서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스나(ISNA) 통신 회견에서 “이란은 미국의 계획과 제안을 여전히 검토 중이며, 이란의 입장을 종합한 후 파키스탄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통신은 액시오스의 보도에 대해 “무리하고 비현실적인 제안들이 포함돼 있어 최근 우리 당국이 강력하게 거부한 바 있다”며 “이란 협상팀이 논의 중인 것은 ‘전쟁 종식’ 문제이고 핵 문제는 협상의 현 단계에서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안전한 선박 통항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혁명수비대 해군사령부는 “침략자 위협의 무력화 및 새로운 협약 시행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안전하고 안정적인 통항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혁명수비대가 밝힌 ‘새 협약’은 미국와 이란 간에 논의되고 있는 종전 양해각서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약 1주일 앞둔 6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을 만난 것도 의미심장하다.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정치적 위기는 군사적 수단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입증됐다”며 “이란은 합의를 위한 평화적 협상으로 포괄적이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을 향한 미국의 호르무즈 작전 참여 요구는 소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작전이 중단됐기 때문에 (참여) 검토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wonchul@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