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개정을 통한 살상 무기 수출을 허용한 것에 대해 “지역 평화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4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정상회담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방위 장비를 이전하는 것은 파트너국의 방위력을 높여 분쟁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결국 일본의 안보 확보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다카이치 정부는 지난달 21일 살상용 무기 수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방위장비 수출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이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통해 무기 수출의 ‘목적’을 정했는데, 운용지침에서 ‘구조·수송·경계·감시·소해’ 등 5가지 비전투 유형을 일컫는 이른바 ‘5유형’에 해당하는 무기만 수출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다카이치 정부가 이번에 운용지침에서 ‘5유형’을 폐지하면서 2차 대전 패전 뒤 80여년간 유지해온 ‘전투용 장비 수출 제한’의 족쇄를 풀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은 전수방어(공격을 받았을 때만 최소한으로 대응)를 지향해 항공모함이나 폭격기 등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군사적으로) 영토에 진입할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이런 방위 능력을 파트너 국가와 공유하는 게 지역 평화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본격적인 방위 장비 수출길을 열어 일본 무기의 해외 판로 확대 및 공급망 협력 증대를 통해 자국 방위 산업을 키우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전투용 무기 수출 등으로 주변국과 군사적 연계를 확대해 나가는 데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앨버니지 총리와 양국 간 방위·안보, 에너지·중요 광물 등 분야에서 ‘특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 차원 더 높여 나가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에서 5유형 폐지와 맞물려 오스트레일리아에 자위대의 ‘모가미’급 호위함 개량형 11척을 사실상 수출하기로 확정했다. 이날 두 정상이 발표한 공동 문서에도 자위대와 오스트레일리아군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방위 장비 공용화를 비롯해 유사시 실질적인 군사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다카이치 총리는 두 나라가 “안보 협력을 추진하는 동지국 연대의 선두 주자이며, 이른바 ‘준동맹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수준의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순방 일정에 포함된 베트남을 방문해서도 일부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방위장비 지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이달 초부터 ‘일본 무기 세일즈’를 위해 동남아시아를 돌고 있다. 4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고이즈미 방위상은 샤프리 삼수딘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방위 장비와 기술 이전 등 협력을 위한 ‘방위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중고 잠수함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동지국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관점에서 의미 있는 방위 장비 이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본의 기여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에는 필리핀을 찾아 중고 호위함 판매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이 이란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동지국 간 연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