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으로 촉발한 중·일 갈등 속에 중국 관영언론이 중국 인민 항일전쟁 실상을 알리는 연재물 게재를 시작했다. 양국 간 긴장이 해를 넘겨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과거 기억을 소환해 역사전쟁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1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아카이브가 진실을 말한다’는 기획 연재물의 첫 회를 2개 면에 걸쳐 게재했다. 편집자는 “일본의 중국 침략 범죄에 대한 증거를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일본 역사 수정주의의 위선을 폭로하며 역사적 진실과 인류 정의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연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8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일본 내 일부 세력은 침략 역사를 부정하고, 미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으며,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첫 회 기사는 항저우·광둥성·산둥성 기록보관소가 보존하고 있는 전쟁 관련 물품과 전시 일기와 일지 등을 소개했다.
해당 연재물 게재는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정권이 들어선 뒤 격화한 중·일 갈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갈등 격화의 시발점은 대만 문제였지만, 중·일 갈등의 전선은 일본의 재군사화와 군국주의 가속화로 넓혀지고 있다. 매체는 이날 공개한 기사에서도 “압도적인 역사적 증거에도 일본 내 일부 세력을 역사를 왜곡하고, 동시에 일본 정부의 최근 움직임은 군국주의 경향이 다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차대전 패전 뒤 전력 보유 금지와 전쟁 포기를 선언한 일본 헌법의 개정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안보 정책의 근간인 ‘안보 3문서’ 등을 앞당겨 개정해 군사비를 늘리고,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중국 외교당국도 올해 대일본 정책에 있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뜻을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대외정책 분야 기자회견에서 올해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전범재판·1946~1948)이 시작된 지 80년이 되는 해인 점을 강조하면서 “강해진 중국과 14억 중국 인민은 어떤 세력도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거나 침략을 미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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