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낮 1시30분께 신라 황룡사 9층 목탑을 본뜬 경주타워 옆 경주 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1층에 국내·외 기업인 수백명이 모여 있었다. 이날 오후 이곳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부대행사인 ‘퓨처테크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일본 등 글로벌 기업인 1700여명이 모이는 이번 최고경영자 서밋의 주제는 ‘인공지능(AI)으로 잇는 미래’다. 미·중 등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행사 첫날인 이날 포럼의 주제 역시 인공지능이었다. 오는 31일 젠슨 황 미국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표로 서밋이 종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작과 끝이 모두 인공지능인 셈이다.
이날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국과 중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등이 인공지능 투자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고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며 “인공지능 투자를 하는 곳과 안 하는 곳의 격차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 분야의 급속한 발전과 변화들이 전 세계에서 칩과 에너지 등의 병목 현상(병의 목이 좁아져 생기는 정체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며 “한국이 새롭고 빠르게 적응하는 속도를 발휘해 병목을 풀어내는 테스트베드(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과거 우리가 인터넷과 모바일 역사에서 이미 증명했던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모델 개발, 데이터 수집 및 공유, 규제 설계 등 많은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접근하면 한국이 벤치마킹 대상이 돼 전 세계 인공지능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막대한 인공지능 칩과 전력 등 물리적 자원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조성뿐 아니라, 인공지능 서비스와 제도 등에서 앞서나가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포럼엔 하정우 대통령실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과 네이버, 오픈에이아이(AI) 한국 법인, 미국 아마존웹서비스·메타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인사들도 참석했다. 하 수석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국내 인공지능과 재생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이 아시아의 인공지능 수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도 필요한 곳에 과감히 투자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달 인공지능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을 뼈대로 한 ‘인공지능 액션 플랜’을 발표할 계획이다. 아마존·오픈에이아이·메타 등 외국 기업 참석자들도 글로벌 인공지능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요 기업인들은 경주 외곽에서도 회동하며 인공지능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는 30일 방한하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와 서울에서 별도로 만나 반도체·로보틱스 분야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엔비디아가 한국에 있는 많은 기업과 협력 얘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은 이날 저녁 기업인 1천여명이 참석하는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공식 막을 올렸다. 만찬엔 경주 한우와 동해 전복 등 지역 특산물과 경북 와인 등 전통주가 식탁에 올랐다. 한국 현대 미술품 전시, 케이(K)-화장품·메이크업 체험 와인과 전통주 시음 행사 등 부대 행사도 열린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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