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00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연합뉴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연합뉴
광고

‘유통 공룡’ 쿠팡은 주문 뒤 24시간 내 배송을 내세운 ‘로켓배송’을 앞세워 2023년 이마트·롯데쇼핑을 제치고 유통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창업 15년 만에 연 매출 4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했지만, 성장 과정에서 노동착취 의혹과 입점업체와의 갈등, 시장 지배력 남용 등 각종 논란을 낳았다.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한 쿠팡은 옥션·지마켓이 주도하던 오픈마켓 시장으로 진입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을 넓혔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최저가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했고, 자체 배송 기사인 ‘쿠팡맨’을 통한 새벽배송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쿠팡맨은 쿠팡의 ‘로켓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지만 노동착취 논란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2017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당시 정의당 의원은 쿠팡이 3년간 약 75억원의 시간 외 근로수당을 쿠팡맨에게 미지급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듬해에는 배송 물량 증가 속 정규직 대신 시간제 프리랜서 인력인 ‘쿠팡 플렉스’를 확대하며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광고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새벽배송 기사와 물류센터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며 노동강도 문제가 공론화됐다. 특히 2020년 5월 경기 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 당시 확진자 발생 보고·대응 논란, 같은 해 10월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20대 노동자 장덕준씨의 과로사가 알려지며 사회적 비판이 확산됐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2023년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체불 수사와 관련해 검찰 지휘부의 외압 의혹도 제기됐다.

쿠팡은 씨제이(CJ)제일제당, 엘지(LG)생활건강 등 국내외 대기업 등 납품업체와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둘러싼 갈등도 빚었다. 대표적으로 씨제이제일제당은 2022년 11월 쿠팡에 비비고·햇반 등 자사 제품 납품을 중단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광고
광고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전방위적인 로비를 통해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등 국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쿠팡은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대두된 2020년 이명박 정부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국내외 정·관계 인사들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국회사무처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4급 보좌관 9명(계열사 포함)이 쿠팡으로 이직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 회사의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창업자는 2021년 쿠팡㈜ 이사회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국내에서의 모든 법적 책임에서 비켜나 있는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쿠팡에 최대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에스케이(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약 1348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사례에 비춰 쿠팡의 과징금 규모가 최대 1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23년 9월부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 기업에 대해 ‘경영진이 중대한(material) 사이버보안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으로부터 4영업일 이내에 투자자에게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 역시 이 규정을 적용받는 만큼 글로벌 규제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