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그룹 최태원(52) 회장과 최재원(49) 수석부회장 형제가 계열사 자금 992억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 부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그의 계좌에서 680억원이 인출돼 최씨 형제의 선물투자 대리인인 김원홍(51) 전 에스케이해운 고문 계좌로 추가 송금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는 지난해 12월 최 부회장 계좌에서 수표로 인출된 680억원이 김원홍씨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최근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1998년부터 최 회장을 알게 된 김씨는 몇 차례 선물투자에 성공하면서 최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검찰 수사 때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금 명목으로 들어간 에스케이 계열사 자금이 돈세탁을 거쳐 김씨에게 송금돼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3월 출국해 중국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최 회장 형제 일가와 함께 횡령죄의 공범으로 지목돼 기소중지된 상태다. 이번에 김씨에게 전달된 680억원은 이번에 추가로 드러난 금액으로, 검찰이 이전에 기소한 내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김씨 계좌로 돈이 건너가기 직전에 최 부회장 계좌에서 680억원이 수표로 인출된 지난해 12월23일은 검찰이 최 부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 부회장이 거액의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혹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케이 총수 형제의 횡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달을 때, 또다시 큰돈이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를 맡았던 김씨에게 전달된 이유가 무엇인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대상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원범)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이는 최 부회장 명의로 이뤄진 투자가 실은 최 회장의 주도 아래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개인적인 거래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있었던 여러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필요한 부분은 재판을 통해 충실히 소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춘화 김태규 기자 sflower@hani.co.kr
횡령 기소 SK 최태원 형제 680억 ‘수상한 송금’
황춘화기자
- 수정 2012-08-2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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