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일부 환수’ 소송 검토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이 끝내 무산됐다. 산은은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한화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을 종결하고 3천억원의 이행보증금 ‘몰취’(돌려주지 않음) 등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한화 쪽은‘금융상황 악화’ 등을 인수작업 차질 이유로 내세우며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산은과 한화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사겠다는 쪽(한화)이 돈이 부족해 사지 못하겠다는 상황에서 더이상 협상을 진전시키기가 어려웠다”며 “매각 무산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22일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산은과 한화는 대우조선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그 뒤 한화 쪽이 금융위기 탓에 인수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자 인수대금 납입조건의 변경 등을 요구하면서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고, 조선업 전망마저 나빠지면서 (양해 각서를 맺을 때와는 달리) 한화의 인수 의지가 크게 약화됐다”며 “본계약 체결 시한을 한 달 연장했지만, 거래를 성사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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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이 대우조선 매각 무산을 공식화하자 한화 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화 고위관계자는 “원칙과 투명성을 강조해야 할 산은의 처지도 이해가 가지만, 급변한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해 인수대금 납부방식을 조정해 달라는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아쉽다”며 “돌발적 경제 위기로 애초 계획했던 금융권 차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빚어진 것으로 우리의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화 쪽은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작업을 보장하지 못한 산은에도 매각 결렬의 책임이 있는만큼 이행보증금 3천억원 중 일부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맞서 산은 쪽도 내부적으로 법적 대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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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에선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 변수가 가장 큰 매각 무산의 원인이지만, 애초부터 무리한 인수를 시도한 한화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만 고집한 산은 모두에 책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경락 이재명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