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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알엠(RM)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알엠(RM)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알엠(RM)이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연사로 나서 “케이팝이 국경을 넘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엠은 이날 경북 경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시이오 서밋 문화 세션에서 ‘아펙 지역의 문화 창조 산업과 케이(K)-컬처의 소프트파워’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케이팝 가수가 해당 행사의 연사로 나선 것은 알엠이 최초다.

알엠은 이날 서밋 주제인 ‘연결’(Bridge)에 맞춰 케이팝을 매개로 한 연결·조화 등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올해 아펙의 주요 의제로 처음 문화 산업이 선정된 것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여러분이 케이 컬처나 케이팝을 얼마나 잘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문화 산업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와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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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은 “저는 창작자이자 예술가로서 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케이팝이 어떻게 국경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그것은 세상을 잇는 다리이며 우리가 내일의 창의적 문화 생태계를 위해 어떻게 이 다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속한 방탄소년단이 미국 진출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등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문화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알엠은 “음악을 얘기하기 전에 저희는 먼저 한국이 어디 있는지부터 설명을 해야 했고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 장벽을 넘어섰고 그 장벽을 무너트린 힘은 바로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명칭)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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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그들(아미)은 우리의 음악을 매개로 삼아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는 대화를 이어갔고, 방탄소년단의 음악 속 메시지에 영감을 받아 기부하고 사회적 캠페인을 펼쳤다”며 “아시아의 소수 문화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불리던 ‘아미’는 이제 새로운 공동체이자 팬덤 문화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문화적 연대의 순수한 힘으로 국경을 넘어 장벽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을 비빔밥에 비유하기도 했다. 알엠은 “비빔밥은 밥과 여러 가지 나물, 고기, 양념을 섞어서 비벼 먹는 것이다. 케이팝도 마찬가지다. 케이팝은 한국 고유의 미학과 그 제작시스템을 가져오지만, 힙합, 알앤비(R&B)와 같은 서양 음악의 요소를 외면하지 않아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섞여서 새롭고 즐거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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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은 또한 “케이팝의 성공은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인간의 가장 큰 잠재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창의적인 문화의 흐름이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펙 정상들에게 각국의 창작자(예술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당부했다. 알엠은 “전 세계에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그들이 재정적 지원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와 기회를 달라”며 “창의력이 발휘됐을 때 문화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힘을 합해서 새로운 미학을 만들어 낼 것이고 이는 여러 가지 차이를 뛰어넘게 돼 진정한 관용과 이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술가로서 저도 약속드린다. 저도 마음을 다해 노래하고 최선을 다해 차이를 포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보낼 것”이라며 “여러분의 지지가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