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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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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1년 1개월 만에 ‘8만 전자’를 회복하고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는 삼성 임원진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은 만큼, 삼성 임원진의 차익 실현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 임원이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공시는 모두 6건이다. 윤영조 부사장(1368주), 서형석 부사장(1300주)과 박형신 상무(761주) 등 총 임원 6명이 보유 중인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

이들이 주식을 판 시점은 삼성전자 주가가 7만4천∼7만7천원대일 때다. 지난 18일 삼성전자 주가가 13개월 만에 8만원을 넘어섰고 29일 기준 직전 거래일보다 1.08%(900원) 오른 8만4200원에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이날 대비 14%가량 낮은 값에 매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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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부사장 등이 보유하던 물량은 지난 7월 성과급으로 받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7월에는 지난 3년간 업무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장기 성과 인센티브’(LTI·엘티아이)라는 이름으로 지급한다. 엘티아이는 취득 후 얼마든지 매도가 가능하다. 반면 매년 1월마다 지급률이 결정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오피아이)은 지급결정 이듬해에 임원진에게 주어지고, 그 후 1년 간은 팔 수 없어 사실상 2년 동안 거래가 제한된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급 마련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오피아이와 마찬가지로 이 성과급은 부사장 이하와 사장단은 각각 1년과 2년 동안 매도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임원진 물량이 주식시장에 대규모로 풀릴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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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임직원들도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의 한 부장급 직원은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10만∼11만원 수준으로 설정한 만큼 조금은 더 기다릴 때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별세 이후 내년까지 12조원대 상속세를 내야 하는 이재용 회장 등 총수 일가에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는 희소식이다. 이들은 주로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터라, 주식 가치가 오르면 담보 평가액이 커지는 등 담보 부담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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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총수 일가가 주로 주식을 처분해오던 방식인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굳이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정리하는 것보다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보며 담보 대출을 받거나 보유한 주식의 배당금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글로벌 ‘큰손’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삼성전자가 주로 이용해왔던 블록딜 창구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을 5% 이상(5.03%) 보유해, 이재용 회장의 지분(1.65%)에 홍라희·이부진·이서현 일가 세 모녀(총 3.27%)의 지분을 더한 것보다 많다. 최근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는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인공지능 시대에 맞춘 장기 투자 의지를 내비친 만큼, 대규모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4조6761억원)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만큼 추후 주가상승 기대감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9만5320원이고 키움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전망치인 11만원을 제시했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