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7년 생방송 중인 음악 프로그램 카메라에 대고 가운뎃손가락을 들고 침을 뱉는 행위로 방송출연 정지를 당했던 펑크 밴드 삐삐롱스타킹. 파격적이고 자유분방하면서도 대중의 귀를 잡아끈 이들의 음악은 가요계에 또렷한 인장을 새겼다.
삐삐롱스타킹의 리더 달파란과 보컬 권병준(당시 활동명은 고구마)이 다시 뭉친다. 14~16일 서울 역삼동 엘아이지아트홀에서 펼치는 프로젝트 공연 ‘여섯개의 마네킹’을 통해서다. 밴드 해체 뒤 둘이 ‘달파란과 병준’이라는 이름으로 합작한 앨범 <모조소년> 이후 7년 만의 공동작업이다.

그동안 달파란은 전자음악, 영화음악, 무용음악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 작업을 해왔다. 권병준은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전자음악과 미디어아트를 공부한 뒤 전자악기 엔지니어 겸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전자음악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공연 제목처럼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여섯개의 마네킹이 등장하는데, 달파란과 권병준이 이들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낸다.
예컨대 각 마네킹의 손과 발, 머리를 자유롭게 분해·조립·조정해가면서 새로운 소리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에 맞춰 둘이 노래하는 식이다. 어찌 보면, 대형 연예기획사의 철저한 육성과 공정에 의해 마치 공산품처럼 만들어지는 국내 걸그룹 시스템을 풍자하는 무대 같기도 하다.
이 공연은 엘아이지아트홀이 국내외 음악 분야에서 한 시대의 장르를 개척하고 그 길을 지켜온 음악인을 조명하는 기획 프로그램 ‘뮤지션 시리즈’의 여섯번째 무대다. 유앤미블루, 어어부 프로젝트, 독일 노이즈 사운드의 거장 알바 노토 등이 이 무대를 거쳐갔다. 1544-3922.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엘아이지아트홀 제공


























![[단독] 김용현 변호인 ‘감치 15일’ 집행 못 했다…남은 5일은?](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226/53_17720869463045_20260226502791.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