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운동을 하다가 제적되고 직업선택의 자유도 없어 1979년 5월5일 출판사를 창업했어요. 몇달 뒤 ‘10·26 쿠데타’가 터졌는데, 곧바로 사찰담당 정보과 형사들이 화해를 청하더군요.”
1980년대 한국의 사회과학 전성시대를 통과하며 커뮤니케이션이론 등 사회과학 책을 펴내온 나남출판이 오는 5월5일 창립 40돌을 맞는다. 17일 오전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발행인 조상호(70) 회장은 상기된 얼굴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창립 40돌 기념으로 자신의 인생과 철학을 담은 책 <숲에 산다: 세상 가장 큰 책 나남수목원>도 최근 펴냈다.
“박정희 군사문화 악령에 희생당한 대학생이 이제 칠순의 은발이 되었습니다. 그 덫에 걸려 주술의 끈을 끊어내려고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론출판의 모서리였을지언정 40년동안 3500권의 책과 더불어 살았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조 회장은 출판사를 만든 지 1년 만에 전두환 정권의 언론대학살에 걸려 등록 취소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간신히 살아남아 1988년 계간 <사회비평>을 창간하는 등 사회의식이 강한 책들을 주로 펴냈다. 나남의 첫 베스트셀러는 박경리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1993)이었다. 2년 만에 40만부 판매를 돌파한 인연으로, 2002년 나남의 최대 베스트셀러이자 박경리 대표작 <토지>를 출간했다.
조 회장은 “그때까지 여러번 판권이 바뀌며 ‘팔자가 센 소설’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2001년 10월, 60만부 판매금액에 해당하는 선인세를 내고 출간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10년간 200만부가 팔려나간 <토지>는 2008년 봄호까지 출간된 계간지 출판과 다른 사회과학 출판의 종잣돈이자 토대가 되었다. 나남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또한 20여년 동안 50쇄를 돌파하며 9만권 이상 나갔다. 나남은 2001년 ‘지훈상’을 제정해 문학과 국학 방면 수상자 1명씩을 선정하고 있다.

10년 전 경기도 포천 신북의 20만평 수목원에 책박물관을 짓고 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는 조 회장은 “수목원은 세속의 유혹을 견디고 나를 지키는 출구였다”며 “지난 40년 지성의 향기를 나누었다면 이제 생명을 가꾸며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을 만들어 어느 나무 밑에 묻힐 때까지 이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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