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방 텔레비전에서 책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수다, 이 시대 문화와 지식에 관한 담론을 온종일 볼 수 있다. 국내 첫 책방송 케이블채널 <온북티브이>(OnbookTV)가 이달 23일 ‘세계 책의 날’에 맞춰 첫 정규방송을 시작하기로 하고 최근 시험방송에 한창이다.
출판계의 숙원이던 24시간 책 채널은 출판계와 책읽기 단체, 도서관 운동가들이 십시일반 모은 종자돈 10억여원을 발판 삼았다. 범우사·김영사·사계절·문학동네·세계사 등 12개 출판사가 주주사로 참여했으며,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등 독서단체와 도서관 활동가, 작가 윤구병·노경실·방현석씨 등이 힘을 보탰다.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는 990㎡(300평) 규모 방송스튜디오 공간을 무상 제공했다.
기존 인터넷 책방송을 모태로 한 <온북티브이>는 500만여가구를 시청 대상으로 하는 케이블방송·아이피(IP)티브이 채널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아이피티브이 <케이티(KT) 올레>의 264번 채널과 케이블방송 <티브로드디지털>(175), <강원방송>(291)의 채널을 인수해 채널명 변경을 마쳤다.
조철현 ㈜온북티브이 대표는 3일 “이젠 마우스족(인터넷방송 시청자)이 아닌 소파족(케이블방송 시청자)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을 내보냄으로써 독서 인구를 늘리는 출구가 되겠다”고 밝혔다. 정진희 이사는 “흥미로운 방송 콘텐츠로 영상세대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일깨우고 독서 대중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골목서점과 도서관도 살리고, 국외 한인들에게까지 새로운 책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온북티브이 쪽은 책 뉴스 프로그램 ‘오늘 나온 책들’과 ‘온북 헤드라인 뉴스’를 매일 편성해 신간들을 나오는 즉시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 화제의 책 저자를 초청해 북 콘서트를 열고 이를 내보내는 ‘수요 북 콘서트’, 출판사 편집자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는 ‘에디터스 북 트레일러’, ‘책 읽어주는 티브이’, ‘블로그-책 수다’ 등을 준비해 놓고 있다. 일부 지자체와 학교, 도서관, 엘리베이터 운용회사, 국외 한인매체 등과 이미 프로그램 제공 협의도 했다고 밝혔다.
박은주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책 전문 방송은 1990년대 유선방송 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출판계가 원했던 것이다. 최근 <한국방송>(KBS)이 ‘즐거운 책 읽기’를 폐지하면서 공중파에선 책 프로그램을 더는 볼 수 없게 된 안타까운 상황에서 <온북티브이> 개국에 출판문화계가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책 텔레비전이 성공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조 대표는 “출판계가 불황으로 어려운 가운데 지갑을 털어 시작하는 일에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단체도 주주가 될 수 있다. 1계좌 100만원이 최소 투자액이며, 출판사의 경우 개별사가 10계좌(1000만원) 이상 투자할 수 없도록 상한을 정했다.
한승동 허미경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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