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조성 중인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공사 중지 명령’을 사전 통지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유와 민주를 상징하는 공간을 이념으로 막으려는 것”이라며 “서울시도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1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국토부의 공사 중지 명령 사전통지에 대해 “어떻게든 절차적 하자를 찾아내 중단시키겠다는 결론을 정해놓고 각종 법규를 갖다 맞춘 것”이라며 “법 기술로 보나 명분으로 보나 매우 무리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감사의 정원’ 사업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22개국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공간으로, 세종대왕 동상 인근에 ‘받들어총’ 형상의 조형물 23개를 설치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그러나 조형물 제작의 핵심 요소인 참전국 석재 기부는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데다, ‘감사의 정원’이 광화문이라는 역사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했다가 국가주의·전체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계획을 철회하고 ‘감사의 정원’을 추진했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서울시의 ‘감사의 정원’ 사업이 국토계획법과 도로법을 위반했다며 공사중지 명령을 사전통지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민이 뽑은 시장, 시의회가 모든 절차를 밟았고 예산도 확보했다. 디테일에 약간 문제가 있다고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는 건 누가 봐도 과도한 직권남용”이라며 “2009년 광화문광장 조성, 2021~2022년 확장 공사 당시엔 훨씬 더 큰 시설물에도 실시계획 고시 없이 넘어간 전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 절차상 미비점이 있다면 보완하라는 게 정부의 상식”이라며 “감사의 정원과 관련한 결정권과 고시권은 서울시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저항권 행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시민에 의해 선택된 자치 정부에 과도한 직권남용을 행사하면 서울시도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정부의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오지 않아, (정부가) 자제하길 바란다”며 “당 이념이 다르다고 문제를 만들고 폭압적 행태를 보이는 전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감사의 정원’이 국가상징물이 될 수 있냐는 지적에 대해선 “광화문 광장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등 조선시대 역사만 담고 있어 대한민국 정체성을 보여줄 상징물은 없었다”며 “22개국 유엔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4만여명 이상의 유엔군이 사망했는데, 이만큼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와 민주를 상징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공급 물량에 대해 정부와 입장차를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국토부는 현재 해당 부지에 1만가구를, 서울시는 6천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오시장은 “서울시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8천가구”라며 “1만가구까지 늘리면 업무와 주거 비율이 7대3에서 6대4, 5대5로 바뀌어 글로벌 기업 아시아 본사 유치라는 국제업무지구의 본질적 목표에서 멀어진다”고 했다.
오시장은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겪고 있는 갈등에 대해 “장동혁 지도부가 계엄을 두둔하는 사람들을 보듬고 같이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는 건 과욕”이라며 “당 지도부가 수도권 선거에서 지면 전국 지방선거에서 패하는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지혜로운 판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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