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연천군 일대 필승교 수위가 행락객 대피 기준인 1m를 넘었다.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불어난 물을 방류했기 때문이다.
15일 한강홍수통제소와 경기 연천군 설명을 종합하면, 필승교 수위는 전날 밤 11시 기준 1m를 넘어선 뒤 서서히 상승해 아침 8시 현재 1.4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필승교 하류 군남홍수조절댐 유입량도 이날 아침 7시 기준 초당 614.5톤을 기록하는 등 평소보다 400톤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갑작스런 수위 상승은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을 방류한 데서 비롯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위성영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처럼 판단했다. 북한은 지난 11일에도 황강댐 물을 내보내, 12일 오후 필승교 수위가 1.99m까지 올라간 바 있다. 이날 방류 전 사전 통보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2009년 9월 북한이 통보 없이 황강댐 물을 방류해 임진강 하류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같은 해 10월 남북은 황강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북한은 2010년과 2013년 방류 시에는 통보했으나, 그 이후부터는 합의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와 연천군은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해 “하천변 행락객, 야영객, 어민, 주민 등은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달라”는 내용을 안내했다.
한편, 임진강은 유역의 약 60%가 북한에 속해 있고 나머지는 남한에 속하며, 강물은 필승교를 거쳐 남한으로 흘러 내려온다. 이곳 유역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4단계로 주의 단계가 발령된다.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송상호 기자 ss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