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빚을 내어 신청사를 짓기로 했다. 예산 마련이 여의치 않자 지방채를 발행해 사업비를 조달한 뒤 공유재산을 팔아 빚을 갚는 방식을 택했다. 도청 이전설이 나온 지 20여년 만이다.
이계삼 경기도 건설본부장은 18일 ‘경기도 신청사 재원조달 방안’ 브리핑에서 “선 지방채 발행, 후 공유재산 매각 상환 방식으로 사업비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청 신청사 건립에 필요한 4273억원 중 이미 확보한 설계비 130억원을 뺀 나머지 4143억원에서 건축비 2716억원은 지방채로 조달하고, 토지비 1427억원은 경기도시공사 이익배당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2016년부터 2017년도에는 매년 835억원, 2018년도에는 538억원 등 모두 2247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방채를 갚기 위해 경기도는 2027년까지 수원종자관리소(추정가 1145억원) 등 공유재산 6곳을 팔아 1615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매각 가능성이 불확실한 공유재산인 경기도 체육회관(추정가 100억원) 등 15곳도 팔아 1332억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5월 중으로 신청사 건립 특별회계 설치조례를 마련하고, 올 하반기부터 공유재산 매각에 나선다.
경기도청 이전 및 신청사 건립은 1995년 이인제 지사 때 제기됐다. 1997년 구제금융사태가 터지면서 설계비 30억원만 날린 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지사가 신청사 이전 건립을 공약했다.
남 지사 선거 공약 때문에 빚까지 내어 신청사 이전 설립을 졸속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날 경기도의회가 주최한 ‘재정적으로 건전한 경기도청 이전사업 방안 토론회’에서 양우현 중앙대 교수(건축학부)는 “빚을 내 도청사를 건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이나 임대형 민자투자사업 등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부천6)은 “지금 빚내서 호화 청사 지을 정도로 한가한가”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빚을 내는 것은 도민 세금 지출을 피하려는 것으로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신청사는 광교신도시 내 공공청사 블록에 위치할 예정이다. 부지 면적 5만9000㎡에 총사업비 4273억원을 들여 지하 2층과 지상 25층 규모로 짓는다. 오는 12월께 착공해 2018년 12월 준공한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