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프로농구 모비스 감독이 작전타임 도중 선수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1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케이비(KB)국민카드 프로농구 케이지씨(KGC)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3점 차로 앞서가던 4쿼터 종료 3분39초를 남기고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선수들의 수비 위치 등 경기력에 질책을 쏟아내던 중 센터 함지훈에게 화가 난 듯 “입에 테이프를 붙여라”고 지시했다. 트레이너에게 발목 등에 붙이는 테이프를 건네받은 함지훈은 머뭇거렸지만, 유재학 감독의 불호령에 결국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평소 함지훈을 아끼는 유재학 감독의 마음을 아는 농구 관계자들은 선수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평소보다 좀더 화를 냈을 뿐이라며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여기고 있다. 모비스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함지훈도 장난처럼 여겼는데 경기 뒤 논란이 된 것에 되레 어리둥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수와 감독이 아무렇지 않다고 해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테이프로 입을 막는 행동 자체가 인격 모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테이프를 입에 붙이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욕설이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는 반응도 많다. 모비스는 16일 현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