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인 모하메드 아보지드(23)는 지난해 4월 인천공항에 갇혀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국의 첫 관문인 인천공항은 아보지드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 1월 벌어진 ‘1월 혁명’에 참여한 뒤 시위에 함께했던 동료들이 체포·살해되는 것을 본 아보지드는 카이로에 있는 대학으로 몸을 숨겼고, 군사법원은 그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아보지드는 지난해 4월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난민신청을 했지만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이집트대사관을 통해 조회한 결과 아보지드가 제출한 서류는 허위”라며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을 내렸다. 이의 신청 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 불회부 결정을 번복하기까지 20일 동안 인천공항의 탑승동을 전전하며 지내야 했던 그는 “항상 추웠고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음식이나 잠잘 곳도 없이 버텨야 했지만 공항 직원들은 계속해서 탑승을 준비하라고 채근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3년 7월부터 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할 수 있는 ‘출입국항 난민신청제도’가 운영된 뒤 공항에서 폭력과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등 출입국항에서 난민신청을 한 이는 지난해 516명으로 2017년(197명)에 견줘 갑절 넘게 늘었는데, 난민심사 ‘회부’ 결정을 받은 비율은 46.7%에 그쳤다.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이 나면 난민신청 접수가 불가능하고 본국으로 송환된다.
공항에서 난민신청자들을 접견했던 마한얼 변호사(사단법인 두루)는 “(난민심사 회부 결정을 받지 못한) 난민신청자들은 송환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하고, 가스분사총에 맞아 수갑을 찬 채로 비행기에 짐처럼 실려 간다”며 “지난해 7월에는 곤봉에 맞은 피해자가 울며 때리지 말라고 비는 상황을 가해자가 조롱하듯 웃으며 구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일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는 “공항에 도착해 구금된 난민들에게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있음에도 난민들은 변호사를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이에 대해 “난민신청자 송환 과정에서 담당자가 폭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고, 담당 부서는 가스분사총과 곤봉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입국불허 외국인이 송환되는 출국대기실 탑승게이트는 일반 승객이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폭행은 발생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글·사진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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