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 중단을 요구한 소송에서 국방부의 손을 완벽하게 들어줬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반대운동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5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취소해달라며 강동균(55)씨 등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주민 438명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방·군사시설 사업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사업시행자인 해군참모총장이 실시계획 승인처분 전에 피고에게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이는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국방부가 2009년 승인한 최초 사업계획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던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국방부가 원심에서 일부 패소했던 부분을 파기환송한 것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승인돼 무효라며 2009년 4월 소송을 냈으며, 소송 도중인 2010년 3월 국방부는 해군이 환경영향평가를 반영해 새로 제출한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들은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1·2심에서는 2009년 1월의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했는데, 대법원에서 이마저도 뒤집어 파기환송한 것을 보면서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기룡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현재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애초 계획인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이나 민항 중심의 기항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국회 부대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도지사의 공사정지 명령과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해군기지 반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yeopo@hani.co.kr